[책 속 명문장] 헤르만 헤세로부터 배운 용기 『헤세』
[책 속 명문장] 헤르만 헤세로부터 배운 용기 『헤세』
  • 전진호 기자
  • 승인 2020.08.12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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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전진호 기자] 헤세와 함께하는 시간은 아무런 해가 없는 진정제를 투여받는 시간이었다. 독한 치료제가 아니라 지금의 아픔을 가만히 누그러뜨리는, 마음의 진정제가 나에게는 헤세였다. 헤세가 심리학을 전공한 것은 아니지만, 그의 모든 작품세계는 심리적 치유 효과를 자신도 모르게 지향하고 있다. 헤세 자신이 평생 고통과 싸워온 사람이고, 자신의 고통을 아낌없는 희생 제물로 삼아 독자의 고통을 어루만진 작가이기 때문일 것이다. 

꿈을 이루기 위해 가장 필요한 마음 자세는 무엇일까. 많은 사람이 인정해주지 않더라도, 나만의 꿈을 향해 조금씩 다가가는 삶을 살기 위해 우리에게는 무엇이 필요할까. 나는 그것이 ‘외로울 용기’와 ‘가난할 용기’라고 생각했다. 타인이 나를 인정해주지 않고 이해해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오는 외로움, 그리고 남다른 꿈을 오직 내 힘으로 실현하기까지 필연적으로 견뎌야 할 가난. 그 두 가지는 인간이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가장 먼저 부딪히는 장벽이기 때문이다. 

지긋지긋한 외로움과 가난조차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견뎌내는 노하우가 생기면,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꿈을 이루는 힘겨운 과정 자체를 즐길 수 있게 된다. 쓰라린 고통조차도 삶의 자양분이 되고 글쓰기의 재료가 돼주는 축복을 나는 경험했다. 그런데 내가 이제 외로울 용기와 가난할 용기를 간신히 갖추었다 싶을 때, 또 다른 위기가 닥쳐왔다. 바로 나이 듦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어떻게 하면 나이 들면서 찾아오는 ‘혹시 나의 꿈을 이루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과 불안으로부터 나를 지킬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나이 듦의 공포를 이겨내고 나의 존엄과 나만의 세계를 제대로 지켜낼 수 있을까. 흐르는 시간에도 불구하고 결코 나다움을 잃지 않는 용기를 어떻게 길러야 할까. 나는 이런 용기를 헤세로부터 배웠다. <13~14쪽> 

『헤세』
정여울 지음│아르테 펴냄│288쪽│18,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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