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톤 토론→끝장 토론, 미닝 아웃→소신 소비… ‘키 비주얼’은?
해커톤 토론→끝장 토론, 미닝 아웃→소신 소비… ‘키 비주얼’은?
  • 송석주 기자
  • 승인 2020.08.11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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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국립국어원은 지난해 10월부터 ‘새말모임’을 통해 우리말 쓰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새말모임은 어려운 외국어가 퍼지기 전, 국민들에게 이해하기 쉬운 우리말 대체어를 제공하기 위해 국어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위원회이다. 최근 새말모임이 발굴하고 선정한 우리말 대체어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봤다.

첫 번째는 ‘해커톤 토론’(hackathon 討論)이다. 마라톤을 하듯 긴 시간 동안 쉼 없이 아이디어를 도출해 특정 제품 개발이나 기획 등을 완성하는 일을 말한다. 본래 소프트웨어 개발이나 프로그래밍 등의 분야에서 시작했으나 최근에는 분야에 관계없이 미리 주제와 기간을 정해 토론 대회나 회의 형식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해커톤 토론의 우리말 대체어로는 ‘끝장 토론’이 선정됐다.

두 번째는 ‘미닝 아웃’(meaning out)이다. 특정 상품을 구입하고 공유함으로써 자신의 취향이나 신념을 표출하는 일을 말한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는 ‘위안부 팔찌’가 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는 (사)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의 브랜드 ‘희움’에서 판매하는 이 팔찌의 수익금 전액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및 여성인권 신장을 위해 사용된다.

한때 일부 연예인들이 위안부 팔찌를 구매해 자신의 SNS에 인증해 화제가 된 적이 있었고, 이 흐름이 팬들과 일반인들 사이에도 퍼져나갔다. 미닝 아웃의 우리말 대체어는 ‘소신 소비’로 선정됐다.

세 번째는 ‘코리빙 하우스’(co-living house)이다. 개인 공간은 분리하되, 건물 내 공용 공간을 입주민들이 공유하는 새로운 공동 주거 형태를 말한다. ‘쉐어하우스’(sharehouse)로 불리기도 하는데, 개인이 운영하던 게스트하우스에서 유래했으며 ‘기업형’으로 운영된다는 특징이 있다.

코리빙 하우스는 최근 주거난이 심각해지면서 차세대 주거 형태로 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 단독 임대에 비해 보증금 등의 초기 비용과 월간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서 특히 청년 세대 사이에서 수요가 높다. 코리빙 하우스의 우리말 대체어는 ‘공간 나눔 주택’이다.

다음은 ‘키 비주얼’(key visual)이다. 광고나 영화, 게임 등의 매체에서 내용과 분위기를 나타내는 가장 핵심적인 장면 또는 이미지를 뜻한다. 특히 영화에서 키 비주얼은 ‘가장 인상적인 장면’ 혹은 ‘이야기 해결의 결정적 단서가 되는 장면’을 말할 때 사용되곤 한다. 키 비주얼의 우리말 대체어는 ‘핵심 그림’ ‘핵심 장면’이다.

다음은 ‘스마트 셸터’(smart shelter)이다. 사물 인터넷(IoT : 사물을 유·무선 통신망으로 연결하고 센서에서 발생하는 실시간 데이터를 사람의 개입 없이 인터넷으로 주고받는 환경)을 활용해 사용자 편의를 위한 다양한 기능을 구축해 놓은 공간을 말한다. 최근 코엑스 동문 앞 버스정류장에는 ‘스마트 그린 셸터’가 생겼는데, 버스를 기다리는 주민들이 미세먼지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뿐만 아니라 노약자를 위한 안전바, CCTV와 비상벨이 설치돼 있어 응급상황 시 관계기관으로 곧바로 연락할 수 있다. 또한 온열의자와 냉·난방기, 전가기기 충전박스 등도 설치돼 있어 더울 때나 추울 때나,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스마트 셸터의 우리말 대체어는 ‘복합 기능 쉼터’이다.

이 외에도 국립국어원은 상품 개발, 생산, 판매 및 소비 등 유통 과정에 친환경 요소를 도입하는 일을 뜻하는 ‘그린테일’(greentail)을 ‘친환경 유통’으로, 가격 상승, 물량 소진 등에 대한 불안으로 가격에 관계없이 생필품 등을 사들이는 일을 뜻하는 ‘패닉 바잉’(panic buying)을 ‘공황 구매’로,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일상에 큰 변화가 닥치면서 사람들이 느끼는 불안, 우울, 무기력감을 뜻하는 ‘코로나 블루’(corona blue)는 ‘코로나 우울’로 대체해 쓸 것을 권고했다.

책 『말, 글 뜻』의 저자 권상호는 “말은 생각과 느낌이 흐르는 강이며, 글은 생각과 느낌을 담는 바다”라고 했다. 누구나 이애할 수 있는 ‘우리말’ 사용을 통해 생각과 느낌을 정확하게 표현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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