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으로 알아보는 영화 언어] ‘내일을 향해 쏴라·델마와 루이스·의형제’
[명작으로 알아보는 영화 언어] ‘내일을 향해 쏴라·델마와 루이스·의형제’
  • 송석주 기자
  • 승인 2020.08.09 0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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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거나 강력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영화를 선정하여 그 영화의 명장면을 분석합니다. 대중에게 친숙한 영화의 장면 분석을 통해 간단한 영화 언어를 습득할 수 있다면, 콘텐츠를 소비하는 관객들에게 영화를 조금 더 분석적으로 관람할 수 있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입니다.

[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버디’(buddy)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버디는 ‘친구’ 혹은 ‘단짝’을 뜻하는 영어 단어입니다. 영화에는 이 ‘버디’라는 말을 딴 장르가 있는데, 바로 ‘버디 무비’(buddy movie)입니다. 버디 무비는 말 그대로 단짝인 두 인물이 나와서 여러 문제적 상황을 해결해 나가는 내용을 담은 영화를 말합니다.

초창기 버디 무비는 주로 남자 주인공 두명이 짝을 이뤄 일을 벌이고 문제를 극복하는 종류의 영화를 지칭하는 장르였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조지 로이 힐 감독의 <내일을 향해 쏴라>(1969)입니다. 제4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 주제가상, 촬영상 등을 수상한 이 영화는 뛰어난 서부극(western)이면서 동시에 버디 무비 장르의 클래식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조지 로이 힐 감독, 영화 <내일을 향해 쏴라> 스틸컷

<내일을 향해 쏴라>는 미국 서부시대의 유명한 강도단인 ‘와일드 번치’를 이끌던 실존 인물 ‘부치 캐시디’(폴 뉴먼)와 ‘선댄스 키드’(로버트 레드포드)의 모험담을 블랙 코미디 요소를 가미해 풍자적으로 그린 작품입니다. 특히 이 영화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두 무법자가 자신들을 향해 총알을 발사하는 군대의 한 가운데로 달려 나가는 모습을 담은 프리즈 쇼트(freeze shot : 정지 쇼트)입니다.

최근 작품으로는 올리비에르 나카체, 에릭 토레다노 감독의 <언터처블: 1%의 우정>(2011)과 피터 패럴리 감독의 <그린 북>(2019) 등이 있습니다. 두 영화 모두 흑인 남성과 백인 남성을 콤비로 내세워 인종, 계급 등의 문제를 유쾌하면서도 감동적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이후 버디 무비는 다양하게 발전 및 변주를 거듭했는데, 주로 남성 콤비가 출연했던 버디 무비는 점차 여성에게도 주인공의 자리를 내어주며 장르적으로 진일보하고 있습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델마와 루이스>(1991)는 그러한 변화의 시발점이 된 버디 무비입니다.

리들리 스콧 감독, 영화 <델마와 루이스> 스틸컷

이 영화는 보수적인 남편을 둔 가정주부 ‘델마’(지나 데이비스)와 식당 종업원으로 일하는 ‘루이스’(수잔 서랜든)가 무료한 일상을 벗어나 함께 휴가를 떠나며 겪게 되는 과정의 일들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 영화 역시 인상적인 엔딩으로 유명한데, <내일을 향해 쏴라>와 마찬가지로 프리즈 쇼트로 마지막을 장식합니다.

한국영화로는 장훈 감독의 영화 <의형제>(2010)가 있습니다. 남파 공작원인 ‘송지원’(강동원)과 국정원 직원인 ‘이한규’(송강호)가 제목 그대로 의형제가 돼가는 과정을 남북 분단이라는 한국의 특수한 상황과 접목한 남성 버디 무비입니다. 류승완 감독의 영화 <피도 눈물도 없이>(2002)는 액션과 느와르가 가미된 여성 버디 무비로 배우 전도연, 이혜영이 출연해 큰 화제를 낳기도 했습니다.

아서 펜 감독, 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스틸컷

동성 콤비의 버디 무비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서 펜 감독의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1967)는 대표적인 혼성 버디 무비입니다. 원제인 <bonnie And Clyde>로도 유명한 이 영화는 1930년대 초반, 다수의 강도와 살인을 저지른 ‘보니’와 ‘클라이드’ 커플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영화 후반부에 보니와 클라이드가 경찰로부터 총알 세례를 맞는 모습은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아직까지 회자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버디 무비는 단짝인 두 인물이 연대해 여러 고난과 역경을 해결해 나가는 플롯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행, 도주 등을 통해 주인공이 변화하고 성장하게 되는 로드 무비(road movie)와 장르적으로 유사한 부분이 많습니다. 앞서 언급한 <그린 북>과 <델마와 루이스>,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등은 버디 무비이면서 동시에 로드 무비로서의 장르적 성격을 갖고 있는 영화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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