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여름 휴가 What, 재충전 바캉스 How
진정한 여름 휴가 What, 재충전 바캉스 How
  • 서믿음 기자
  • 승인 2020.08.06 0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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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무더운 여름철 일상에 ‘잠시 멈춤’을 선언하는 ‘바캉스’(여름휴가)는 흔히 더위를 피하기 위한 ‘피서’(避暑) 개념으로 여겨진다. 다만 바캉스를 단지 ‘더위 피하기’의 수단으로만 보기에는 뭔가 느낌이 석연찮다. 여름철 인파로 붐비는 해수욕장의 뙤약볕은 피서와 거리가 멀뿐더러, 단순히 피서 개념으로만 보자면 어딘가로 떠나기보다는 에어컨 나오는 집에 머무는 편이 더 나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사실 바캉스는 더위를 피해 떠나는 여행이라기보단 더위에 지친 심신에 활기를 불어넣는 재충전에 가까운 것이 사실. 무더운 여름철 더위에 지친 심신을 활력 있게 만들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바캉스 떠나기 전 행복한 일거리를 던져본다.

활력 넘치는 재충전을 경험하는 바캉스를 위해선 먼저 자신의 여행 취향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북적북적한 도시가 좋은지, 한적한 자연이 좋은지, 계획여행이 좋은지, 즉흥여행이 좋은지, 숙소가 중요한지, 먹는 게 중요한지, 느낌 가는 대로의 여행이 좋은지, 관광명소 위주의 여행이 좋은지 등. 누군가는 아무 활동도 안하는 쉼에서 만족감을 얻지만, 누군가는 거친 스포츠 활동에서 힘을 얻기 때문에 이에 관한 종합적인 고려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자칫 있던 에너지마저 고갈될 수 있는데, 문요한 정신과 의사가 책 『여행하는 인간』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뒹굴면 ‘아, 편하다’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돌아올 때면 푹 쉬웠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만족감은 오래가지 않았고, 다시 일상이 시작되고 나면 휴식의 에너지는 손에 쥔 모래처럼 흩어졌다”며 “진정한 휴식은 에너지를 쓰지 않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를 채우는 것(이다.) 자신과 잘 맞고 영혼이 원하는 활동으로 채워진 여행을 해야 한다”고 말한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자신의 성향을 파악했다면, 그에 걸맞은 여행 계획수립이 필요하다. 이때 고려해야 할 요소는 ‘균형’과 ‘절제’. 사실 대다수 사람의 성향은 외향과 내향의 극단에 있기보단, 그 중간 어딘가에 자리하기 마련인지라 일정의 시작부터 끝까지 에너지 소모가 과다한 ‘동적 활동’을 할 수 없고, 반대로 에너지 소모가 적은 ‘정적 활동’만 하기도 어렵다. 이런 이유에서 개인 에너지 소모 성향을 잘 파악해 균형 잡힌 여행 계획을 세우고, (실행 욕구를) 절제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다시 말해 자기만의 목표를 정해놓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고군분투할 필요가 없다는 것. 20만 구독자를 보유한 홍세림 유튜버는 미국 뉴욕 한 달 여행기 『이번 달은 뉴요커』에서 “명소에 가서 인증샷을 찍거나 해야 할 리스트를 클리어하는 데 연연하기보다, 다시는 오지 않을 그 순간을 즐기고 함께하는 사람들과 잊지 못할 추억을 쌓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 반드시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기보다 지나고 나면 다시 오지 않을 그 순간에 집중하고 거기서 오는 감정을 온전히 만끽하라는 것”이라며 “기념사진보다 사진을 찍던 당시 친구들과의 즐거운 추억이 더 값지고 아름답게 느껴진다”고 전한다. 남들에게 보이기 위해 외향적인 행복에 집중하거나, (양적으로) 알찬 휴가를 위해 ‘효율’을 중시하면서 심신을 혹사하지 말라는 말이다.

결국 중요한 건 마음이 맞는 누군가와 함께 힘겨운 일상의 무게를 견뎌낼 아름다운 추억을 만드는 것. 좋은 추억을 쌓기 위해서는 자신과 동행하는 이들의 스타일 파악이 중요한데, 자신 혹은 동행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면 최근 유행하는 MBTI 유형별 여행 스타일을 참고하는 것도 흥미를 자아내는 방법이다. ▲ISTP: 평소 내성적이지만, 여행지에서는 대담한 스타일 ▲ISFP: 조식의 맛, 일몰·일출의 멋, 숙소의 미(美)등 디테일을 중시하는 스타일 ▲INTP: 효율적인 이동 수단을 고민하는 스타일 ▲ISTJ: 여행 일정을 계획하고 정리하는 스타일 ▲ISFJ: 일행의 의견을 모아 섬세하게 정리하는 스타일 ▲INFJ: 숙소에서 뭘 할지, 영화를 본다면 어떤 영화를 볼지 고민하는 스타일 ▲INTJ: 여행지의 역사부터 기후, 최신 이슈까지 파악하는 스타일 ▲ENTJ: 도라에몽 수준으로 여행 가방에 없는 물건이 없는 스타일 ▲ENTJ: 여행지에서 문제가 생기면 빠르게 역할을 분담하는 스타일 등. MBTI 결과의 정확성을 100% 단언하기 어렵지만, 그래도 그 나름대로 타당성을 지니는바, 이를 여행에 반영하는 것 또한 색다른 재밋거리가 될 수 있다.

한수희 작가는 책 『여행이라는 참 이상한 일』에서 “내게 여행이란 건 ‘가장 먼 곳에서 나를 발견하는 일’이다. 좋든 싫든 그것이 나다. 그게 ‘진정한 나’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나 자신의 일부인 것은 확실하다. 그리하여 여행이 끝날 때마다 나는 같은 사람인 채 다른 사람이 돼 돌아온다. 그건 미처 기대하지 못했던 보너스 같은 것”이라고 말한다.

보너스 같은 여름 바캉스 여행. 그 여행은 어쩌면 ‘나’를 일상을 견뎌내는 능력이 강한 ‘다른 나’로 만들지 모른다. 올여름 그런 여행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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