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불쾌지수 독서로 날려버리자… 국립중앙도서관 8월 사서추천도서
한여름 불쾌지수 독서로 날려버리자… 국립중앙도서관 8월 사서추천도서
  • 김승일 기자
  • 승인 2020.08.03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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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코로나19가 좀처럼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덥고 습한 여름이 시작됐다. 마스크로 덮인 얼굴들이 땀에 찌들어 울상이다. 작년 이맘때면 시원한 여름 휴가지를 돌아다니고 있을 텐데…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스트레스가 한여름의 불쾌지수만큼 쌓였다면 책을 읽어보는 것이 어떨까. <독서신문>이기 때문에 그저 독서를 권하는 것이 아니다. 지난 2015년 영국 서섹스대 인지심경심리학과 데이비드 루이스 박사팀의 연구에 따르면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줄이는 활동이 바로 독서였다. 피험자들은 6분가량의 독서 후 스트레스가 68% 감소했으며 음악감상(61%), 커피 마시기(54%), 산책(42%), 비디오 게임(21%)이 뒤를 이었다. 
밑져야 본전, 읽어보자.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모른다면 국가대표 도서관 국립중앙도서관 사서들이 추천하는 책을 참고해보자. 

■ 모두 너와 이야기하고 싶어 해 
은모든 지음│민음사 펴냄│180쪽│18,000원

휴가의 첫날, 과외교사 경진은 학생 해미가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전화를 받는다. 어쩐 일인지 학교에서 혼났다는 해미, 그런데 해미의 연락을 기다리는 경진에게 갑자기 낯선 사람들이 이야기를 건네기 시작한다.
안경원 주인, 기차 동반석에 앉은 승객, 목욕탕 세신사 등 경진은 휴가 기간 만나게 된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그들의 희로애락이 담긴 이야기를 듣게 된다. 낯선 사람들이 꺼내는 지극히 사적인 이야기에 당황하던 경진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들의 말에 귀 기울이고 질문도 많아진다. 휴가의 마지막 날 들른 목욕탕에서는 그리운 딸의 마지막을 이야기하며 눈물 흘리는 세신사의 손을 가만히 잡아주기도 한다. 이 책은 경진이 만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마치 라디오 속 사연처럼 담담하게 들려줌으로써 일상에 지친 우리에게 작은 위로를 건넨다. 

책 속 한 문장 

“너 없어졌던 동안에 나한테 아주 희한한 일이 있었거든. 다들 나한테 얘기하고 싶어서 난리였어. 세상에 정말 힘들게 사는 사람이 많더라. 그런 얘기를 듣는데 내 기분이 어땠냐면……” <169쪽>
       
■ 카구야 프로젝트
원샨 지음│정세경 옮김│아작 펴냄│332쪽│14,800원

홍보회사를 운영하는 매리언은 주변 사람들이 아이를 낳고 부모가 된 후 아이 중심으로 생활하고 성격도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목격한다. 특히 메리언은 회사 동료이자 가장 친한 친구였던 레일라가 아이에게만 몰두하는 엄마가 돼 버리자 실망한다. 
그러던 어느 날 매리언이 사고를 당하고, 메리언 앞에 무언가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신기하게도 이 세계에서는 부모가 아이들을 키우지 않고, 국가양육부 소속의 육아원에서 기른다. 이 세계가 마음에 든 매리언은 급기야 이 독특한 세계의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카구야 프로젝트’의 홍보 및 관리 책임자가 되고, 어느 날 프로젝트에 참여한 한 아이가 정체를 알 수 없는 누군가에게 납치당하는 사건을 마주하게 된다. 
사회가 많이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육아는 여전히 대부분 여성의 책임이다. 평행세계 SF와 정통 미스터리가 만난 이 흥미로운 소설은 독자에게 출산과 양육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던진다. 

책 속 한 문장 
“엄마로서, 여자로서 아이를 위해 희생해야 하는 쪽은 늘 정해져 있는 것 같았다.” <20쪽>

■ 천년의 수업
김헌 지음│다산초당 펴냄│316쪽│16,000원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인물들이 삶에 관한 아홉 가지 본질적 질문에 답한다. 가령 존재와 죽음, 자존과 행복 등에 관한 오래된 물음들, ‘나는 누구인가?’와 같은 질문들을 자신의 운명을 피할 수 없었던 오이디푸스의 이야기, 불멸의 명성을 얻기 위해 죽음을 불사하는 호메로스의 영웅 이야기를 통해 답하는 식이다. 고전의 힘을 빌려 삶에 주어진 질문에 답해 보는 소중한 경험을 선물한다. 

책 속 한 문장 

“인간은 죽을 때까지 성장하는 존재입니다. 무언가를 추구하고 노력한다고 해서 내가 처한 상황이 단박에 바뀌지는 않지만 나라는 사람이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더 나아져요. 그리고 좀 더 나은 내가 되면 어느덧 나를 둘러싼 상황도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298쪽>

■ 나의 다정하고 무례한 엄마
이남옥 지음│라이프앤페이지 펴냄│240쪽│15,000원

이 책은 가족관계에서 생기는 갈등의 이면에 존재하는 엄마와의 관계를 재조명하고, 심리학적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현실적인 가족치료방안을 제시한다. 저자는 가족관계에서 발생하는 가장 은밀하고 미묘한 갈등 대부분이 엄마와의 관계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따라서 엄마를 원망하거나 외면하면서 상처를 반복할 것이 아니라 무의식 아래 흐르는 관계의 긍정적인 힘을 발견하고, 그 발견을 통해 자존감을 회복해 온전하게 나 자신을 찾으라고 조언한다. 

책 속 한 문장 

“당신은 많은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고, 그럴 만한 힘을 가진 강력한 존재입니다.” <236쪽> 

■ 전지적 불평등 시점
명로진 지음│더퀘스천 펴냄│252쪽│14,000원

우리 사회 곳곳에 만연해 있는 불평등과 부조리에 유머와 해학 가득한 글로 시원하게 일침을 가하는 에세이다. 법 위에 있는 돈과 권력, 학연과 지연만 있으면 모든 게 해결되는 세상, 이러한 세상은 과연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작가는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돈 때문에 일하지만 존엄하게 돈 벌고 싶은 모든 을(乙)”들에게 현실을 회피하지 말라고, 그리고 비굴해지지도 말라고 말한다. 불평등한 현실에 울분을 토하고 싶을 때 잠시나마 머리를 식히며 마음을 가다듬게 하는 책이다. 

책 속 한 문장  

“개돼지가 되지 않고 사람답게 살려면 공부해야 한다. 용기를 내야 한다. 그리고 싸울 땐 싸워야 한다.” <208쪽>

■ 시간전쟁
로라 밴터캠 지음│이영래 옮김│길벗 펴냄│272쪽│16,000원

우리는 늘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시간은 아주 풍족하며 정말 중요한 일을 할 시간은 충분하다고 말한다. 많은 일을 하면서도 여유로운 사람들, 한정된 시간 안에 해야 할 일을 모두 해내는 사람들은 분명 있다. 
저자는 늘 바쁘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시간을 추적해보는 ‘시간일기’를 써보라고 권한다. 시간일기에 그날 하루를 기록하면서 시간을 추적해보면 시간의 사각지대를 발견하게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시간 관리의 목적은 결국 시간을 아껴 쓰기 위함이 아닌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함이라고 말한다. 작은 것을 바꿈으로써 내 삶이 바뀌는 특별한 경험을 해보고 싶은 독자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책 속 한 문장  

“시간은 예술가가 재료를 다루듯이 우리가 잘 연구하면 좋은 단순한 개념에 불과하다.” <26쪽>

■ 인스타 브레인
안데르스 한센 지음│김아영 옮김│동양북스 펴냄│296쪽│15,000원

모든 것을 손안에서 해결하는 초간단 시대, 전 세계의 친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초연결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그런데 왜 우리의 기억력과 집중력은 점점 나빠지고 우리는 왜 과거보다 더 불안하고 외로운 걸까? 이 책은 스마트폰과 SNS 사용 시간이 늘어날수록 우리 뇌와 몸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를 심층분석한다. 또한, 일상생활에서 어떤 방식으로 디지털 디톡스를 해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점점 가속화돼가는 디지털 시대에 어떻게 적응하며 살아야 할 것인지 묻는다.

책 속 한 문장 

연구자들은 조사 결과를 통해 “SNS는 우리에게 더 사회적이고, 사회적으로 유의미한 행동을 하고 있다고 믿게 만든다. 그러나 SNS는 실제로 만나는 사회적 관계를 절대 대신할 수 없다”고 밝혔다. <153쪽>

■ 내가 정말 알아야 할 수학은 초등학교에서 모두 배웠다
최수일 지음│비아북 펴냄│248쪽│15,000원

초등학생 시절 누구나 한 번쯤 “수학을 어디에 써먹지”라는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그러나 가만히 살펴보면 우리의 삶은 초등학생 때 배운 수학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전화번호, 비밀번호, 주민등록번호, 차량 번호판 등이 모두 기본적인 수학과 연관돼있으며 해외 여행지의 시차가 궁금할 때도 기초적인 수학이 필요하다. 이 책은 초등학교 때 우리가 배운 수학 개념들이 어떻게 중·고등학교 수학으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실제 우리의 삶에 얼마나 관여하고 있는지 이야기한다.  

책 속 한 문장 

“분수에서 분모가 가지는 조건이 중요했듯이 확률에서도 분모에 해당하는 전체 경우의 수가 가진 중요한 전제 조건을 확인하는 일이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합니다. 우리 교육에는 이 부분이 부족하다는 증거가 수능 기출문제의 정답률에 나타나 있습니다.” <1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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