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가 볼 만한 곳] 상처 덮고, 영혼 씻는 치유의 섬 여행
[주말 가 볼 만한 곳] 상처 덮고, 영혼 씻는 치유의 섬 여행
  • 서믿음 기자
  • 승인 2020.08.01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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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한반도 서쪽 끝의 외로운 섬. 인천에서 쾌속선을 타고 4시간을 들어가야 하는, 쾌속선이 생기기 전에는 자그마치 14시간 배를 타야 도달할 수 있는 곳. 그런 이유에서 예로부터 권력에 밀려난 이들을 품어온 유배의 섬 대청도. 대청도는 옛 원나라의 유배지이기도 했는데, 원나라의 마지막 황제이자 고려 출신 공녀를 황후(기황후)로 삼았던 혜종(토곤 테무르)이 황태자 시절 2년가량 이곳에 유배되기도 했다. 그런 외로운 역사를 지닌 만큼 대청도는 때 묻지 않은 자연환경을 자랑하는데, 그런 아름다움을 간직한, 한국관광공사가 권하는 대청도 여행지를 소개한다.

 대청도. [사진=한국관광공사]
옥죽포모래사막. [사진=한국관광공사]

대청도 여행의 시작은 ‘옥죽포모래사막’이다. 대청도의 유일한 항구 선진포선착장에서 30분 거리(3.5㎞)에 있는 옥죽포모래사막은 한국의 사하라 사막이라 불리는 곳이다. 밀물에 밀려와 썰물 때 햇볕에 바짝 마른 모래가 이룬 해안 사구가 이국적 분위기를 연출한다. 과거에는 ‘모래 서 말은 먹어야 시집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모래사장의 규모가 컸으나, 30여년 전 소나무 방풍림이 조성되면서부터 모래사장 규모가 1/5로 줄어들었다. 이제는 소나무가 울창한 숲길을 이뤄 산책로로 이용되고 있다.

나이테바위. [사진=한국관광공사]
나이테바위. [사진=한국관광공사]

다음 목적지는 ‘농여해변’. 농여해변은 대청도의 여덟 개 해변 중 가장 아름다운, 이색 볼거리를 가득 머금은 곳이다. 해변에 줄지어 선 기암괴석이 그중 하나인데, 풍화작용으로 표면이 나무의 나이테 질감을 지닌 ‘나무테 바위’는 자연의 경이로움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생성 추정 시기는 무려 10억년 전이다. 수심이 얕아지는 썰물 때에는 미아동 해변까지 해안가를 따라 걸으며 멋진 자연 풍경을 눈에 담을 수 있다.

해가 진 농여해변. [사진=한국관광공사]
해가 진 농여해변. [사진=한국관광공사]

밤이 되면 농여해변은 또 다른 아름다움을 내뿜는다. 해가 저물기 시작하면 뭇사람을 감성적 존재로 만드는 아름다운 노을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어 해가 지고 완전한 어둠이 찾아오면 육지에선 경험하기 힘든, 그야말로 ‘별이 쏟아지는’ 해변을 감상할 수 있다.

삼각산. [사진=한국관광공사]
삼각산. [사진=한국관광공사]

다음 목적지는 해발 326m의 ‘삼각산’. 대청도보다 네 배 넓은 백령도의 최고봉이 184m임을 고려할 때 삼각산은 꽤 큰 키를 자랑하는데, 높은 키만큼 산 정상에 오르면 섬 전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다만 산세가 가파르지 않아 러브 브릿지부터 삼각산, 매바위 전망대까지 1시간이면 완주가 가능하다.

러브 브릿지. [사진=한국관광공사]

연인과 함께 건너면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길이 300m의 러브 브릿지에 오르면 대청도 북쪽 풍경이 그림같이 펼쳐진다. 이어 매바위 전망대에 오르면 남서쪽으로 모래울 해변과 독바위 해변 그리고 대청도의 보물 서풍받이(중국 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막아주는 수직 바위 절벽)를 조망할 수 있다.

서풍받이. [사진=한국관광공사]

서풍받이 둘레길은 대청도의 보물찾기라고 불릴 정도로 빼어난 절경을 자랑한다. 숲으로 난 오솔길을 걷다 보면 서쪽을 향해 날카롭게 뻗은 서풍받이가 나오고 그 너머에는 사람이 누워있는 얼굴 형태를 한 대갑죽도와 갈기가 듬성듬성한 사자바위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이 외에도 성인 열댓명이 줄다리기를 해도 될 만한 넓이의 마당바위, 그 옆으로 외롭게 놓인 독바위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인천항연안여객터미널에서 대청도 선진포선착장을 오가는 배는 하루 세 차례(첫배 오전 7시 50분, 막배 오후 1시) 운행하고, 뱃삯은 편도 7만원가량이다.

김민소 시인은 시 「그 섬에 살고 싶다」에서 “미움이 없어 사랑만 출렁이고/ 사랑이 넘쳐 온유함만 있는 곳/ 그 섬에 살고 싶다// (중략) 작은 생채기는 금빛 모래가 덮어주고/ 혼탁한 영혼은 파란 물살이 씻어 내는/ 그 섬에 살고 싶다// (중략) 삶에 뒤섞인 상처는/ 존재를 위한 과정이었고// 삶을 흔들었던 절망은/ 존재를 위한 고뇌였다고/ 파도와 물새가 아낌없이 협연하는/ 그 섬에 살고 싶다”고 섬을 노래했다.

생채기를 덮을 금빛 모래가 있는 곳, 혼탁한 영혼을 씻길 파도가 있는 곳. 올여름엔 대청도 여행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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