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세종도서, “쉽게 설명한 책 뽑았다”
2020 세종도서, “쉽게 설명한 책 뽑았다”
  • 서믿음 기자
  • 승인 2020.07.29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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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사진=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2020 세종도서’(교양/학술 부문) 선정 결과가 지난 27일 발표됐다. 세종도서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도서 진흥 사업으로 매년 1,000여종의 도서를 선정해 종당 800만원 범위 내에서 구매하면서 다수의 출판사를 지원하고 있다. 구매 도서는 전국 공공·학교 도서관, 병영도서관, 사회복지시설 등에 보급돼 대국민 도서 접근성을 높이는 데 사용된다. 본래 상/하반기로 나눠 진행했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출판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상반기에 한꺼번에 진행했다.

이번 세종도서 선정은 지난해 7월 1일부터 올해 3월 31일까지 국내에서 초판 발행된 도서를 대상으로 두 개 부문(교양, 학술), 열 개 분야(총류, 철학·심리학·윤리학, 종교, 사회과학, 순수과학, 기술과학, 예술, 언어, 문학, 역사·지리·관광)로 나눠 진행했다. 280개 단체의 추천을 받아 선정된 75명의 위원이 심사에 참여해, 9,759종(교양 7,184종, 학술 2,575종)의 접수 도서 중 950종(교양 550종, 학술 400종)을 세종 도서로 선정했다.

세종도서는 가급적 많은 출판사에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동일 출판사와 동일 저자 도서의 중복 선정을 지양한다. 다만 그럼에도 좋은 도서가 많을 경우 출판사당 여덟권(분야별 네권)까지 중복 선정을 허용한다. 이번 심사에서 최다 수치인 여덟권이 선정된 출판사는 ‘동연’. 종교 서적 여섯권(▲기후 위기, 한국교회에 묻는다 ▲마을을 일구는 농촌 교회들 ▲성경 읽기 프로젝트, 몸으로 영으로 ▲미워할 수 없는 신은 신이 아니다 ▲성령과 아름다움 ▲초기 그리스도교와 영지주의) 사회과학 서적 두권(▲유대인과 한국 사회 ▲한국 공동체조직화 운동의 역사)이 세종 도서에 선정됐다.

다음으로 여섯권이 선정된 출판사는 ▲㈜창비 ▲세창출판사 ▲소명출판 세 곳. ▲㈜푸른길 ▲㈜학지사 ▲㈜휴머니스트출판그룹 ▲씨아이알 ▲아카넷 ▲㈜박영사는 각각 다섯권이 선정됐다.

‘교양’ 부문만 볼 때 최다(네권) 선정 출판사는 ▲㈜문학동네 ▲㈜창비 ▲㈜휴머니스트출판그룹 ▲김영사 ▲동연 ▲메이트북스 ▲서해문집 ▲한겨레출판㈜ 이상 여덟 곳이다. ‘학술’ 부문 최다(네권) 선정 출판사는 스물여섯 곳으로 ▲㈜나남 ▲㈜도서출판 길벗 ▲㈜집문당 ▲㈜학지사 ▲계명대학교 출판부 ▲대한의학 ▲씨아이알 ▲청람 ▲학고방 ▲한경사 ▲범문에듀케이션 ▲서강대학교 출판부 ▲성균관대학교 출판부 ▲세창출판사 ▲소명출판 ▲아카넷 ▲위키북스 ▲자유아카데미 ▲전북대학교출판문화원 ▲㈜박영사 ▲생능출판사 ▲철학과현실사 ▲한국문화사 ▲한빛미디어㈜ ▲한울아카데미 ▲홍릉과학출판사다.

이번 심사평에선 유독 ‘가독성’이 자주 언급됐다. 교양 부문 총류 분야 심사 총평에서 심사위원들은 “현재의 트렌드를 기획에 잘 반영한 도서가 많았다. 교양 도서는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최근의 출판 경향은 긍정적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철학·심리학·윤리학 분야에서 역시 “각각의 사상이나 주제를 깊이 있으면서도 쉽게 설명하려고 시도한 책들이 많다. 지나치게 전문적이지 않고 저자의 진면목을 알 수 있는 책들을 중심으로 선정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또 “다양한 주제와 주체적 글쓰기가 돋보인다. 한국 지성들의 사고와 주체적 글쓰기가 보다 깊어지고 성숙해지고 있다고 평가한다”고 전했다.

종교 분야에선 “다양한 주제가 다뤄졌고, 사회적으로 또는 종교학적 관점에서 시의적절한 저술들이 눈에 띄었다. (다만) 한편으로는 기타종교 및 종교 일반의 서적이 너무 적어 종교 분야 교양서적이 기성 주류종교 중심으로만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예술 분야에선 “디자인기법에 대한 서적에서부터 컬러링북이나 심도 있는 논의를 다루고 있는 교양 도서들까지 다양하게 상정됐다”며 “해당 분야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 책들을 높이 평가하고자 했다. 웹툰이나 꼭 기록으로 보존돼야 할 책 등 많은 우수한 책들이 있었고 특히 전 연령층이 볼 수 있는 도서들이 다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단군 이래 늘 어려웠던 출판계에 세종도서는 단비와 같은 존재다. 그런 지원 덕분이었는지, 신간 발행 종수는 2014년 6만7,062종에서 2018년 8만130종으로 22%(1만4,828종) 증가했고, 연간 1종 이상 발행 이력이 있는 출판사도 2014년 6,131개에서 2018년 8,058개로 31%(1,927사) 증가했다. 다만 세종도서 예산(도서구입비 76억원)은 7년째 변함이 없는데, 이에 출판계에선 부문당 최대 선정 종수를 기존 부문별 여덟종에서 네종으로 줄이고, 지원 금액도 종당 800만원(기존 1,000만원)으로 낮춰 보다 많은 출판사에 혜택이 돌아가게 하는 궁여지책을 취하고 있지만, 예산증액 외에는 마땅한 해결 방안이 없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에서 이광호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위원장은 “세종도서지원 사업 확대는 출판 공공성을 위한 최대한의 사업이 아니라, 출판 생태계의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생명장치와 같다”고 피력한 바 있으나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문화체육관광부는 내년도 세종 도서 예산증액에도 난색을 표하고 있다.

당장 예산증액의 해법을 찾긴 어려운 상황이지만, 독자의 자발적 동참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올해 세종도서 심사평에선 ‘쉬운 설명’ ‘가독성’ 등의 표현이 자주 눈에 띈 만큼 쉽게 읽히는 책이 다수 선정됐는데, 교양 지식을 쉽게 풀어 소개한 세종도서를 집어보는 것, 그 작은 관심이 어려운 출판계에 큰 힘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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