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인천의 역사와 문화, 공간과 인물이 생동하는 책이다. 경기와 인천 지역에서 오랫동안 기자 생활을 한 저자가 전하는 인천의 인문학. 진짜 인천의 모습을 책을 통해 알아보자.
제물포, 인천항은 이렇듯 남과 북을 연결하는 중요 항구였다. 철길이 놓이기 전에는 서울과 평양의 중간지대 역할을 충실히 했다. 하지만 남북분단과 함께 그 뱃길도 끊기고 말았다. 남과 북이 자유로이 왕래하게 될 때 인천은 다시 그 중간 지대로 기능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제는 신항에 많은 기능을 내어준 인천 내항에 서서 영종도 방면으로 짙게 물드는 붉은 노을을 바라보며 남북 교통로로서의 인천항을 다시 떠올린다.<41~43쪽>
팔미도에는 꼭 한 번 가볼 일이다. 1903년 불을 밝힌 우리나라 최초의 등대를 보는 것만으로도 가치는 충분하다. 6·25전쟁 시기 군부대가 들어서면서 닫혔던 팔미도는 2009년 새해를 맞아 일반에 개방됐다. 팔미도에 가려면 인천연안부두에서 유람선을 타야 한다. 유람선은 아주 천천히 운항한다. 16킬로미터 가는 데만 1시간가량 걸린다. 섬에 내려서는 안내인의 설명을 들으며 팔미도 등대를 비롯해 1시간 코스로 이곳저곳 둘러볼 수 있다.<92쪽>
인천양조장이 있는 배다리는 인천의 대표적인 헌책방거리다. 잘 나가던 시절에는 서울 청계천, 부산 보수동과 함께 전국 3대 헌책방거리로 꼽혔다. 헌책방은 6·25전쟁 직후인 1953년 창영초등학교 정문 앞에서 노점 형태로 시작됐다. (중략) 한창 때는 40여 곳이 성업해 부산 헌책방 장수들이 와서 책을 사가기도 했다. 봄 신학기가 되면 학생들이 줄을 서서 책을 사 ‘봄에 벌어 1년을 먹고 산다’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지금은 아벨서점을 비롯해 5곳 정도만 남았지만 옛 모습을 많이 간직하고 있어서 지난 시절을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나 영화 촬영지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188~189쪽>
『여행자를 위한 도시 인문학 : 인천』
정진오 지음│가지출판사 펴냄│276쪽│1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