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의 힘’이 있는, 미술관 어때요?
‘그림의 힘’이 있는, 미술관 어때요?
  • 김승일 기자
  • 승인 2020.07.27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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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코로나19로 문을 닫았던 수도권 주요 미술관이 최근 재개관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북서울 미술관 등 국공립 미술관뿐만 아니라 아모레퍼시픽 미술관 등 사립미술관이 문을 열었다. 내달 14일부터 23일까지는 문화체육관광부가 국립박물관문화재단과 함께하는 ‘박물관·미술관 주간’도 진행된다. 

오랜만에 마스크를 쓰고 미술관 나들이를 가보는 것은 어떨까. 미술치료 전문가 김선현 차(CHA)의과학대 교수는 책 『그림의 힘』에서 미술 감상의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 설명한다. 

먼저, 미술에는 다채로운 색이 담겨 있고, 이 색들이 마음을 치유할 수 있다. 예컨대 오귀스트 르누아르의 ‘피아노 치는 소녀’는 감상자에게 안온한 감정을 불러오고,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의 ‘그네’는 걱정 없이 풍족하고 자유로운 느낌이 들게 한다. 그림에 주로 담긴 주황색, 초록색, 갈색, 분홍색이 인간이 편안해하며 좋다고 느끼는 색이며, 노랑은 긴장을 풀어주는 색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어떤 미술은 무뎌진 감각을 일깨우고, 몸의 긴장감을 높여 감상자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다. 가령 김선현은 감각이 무뎌진 사람에게 울퉁불퉁한 요철이나 날카로운 피뢰침, 또는 여러 소재의 천이 잘 표현된 그림을 보여준다. 사람은 만지는 것으로 촉각을 느끼지만, 눈으로 보는 것으로도 촉각적 자극을 받는데, 시각을 통해 전달된 촉각적 자극은 인간의 감각을 깨우기 때문이다.  

김선현은 “전략적으로 잘 선택된 미술작품을 함께 감상하며 느끼는 정서는 행동을 변화시키는 효과를 낳기도 한다”며 업무 현장 등 여러 사람이 함께 힘을 합쳐 일을 하는 곳에 걸어두고 보면 좋을 그림으로 크리스티안 롤프스의 ‘블루 마운틴’을 추천한다.    

어떤 미술은 뇌에 행복감을 전한다. 세미르 제키 영국 런던대 교수는 피험자에게 유명 화가의 미술작품을 감상케 하고 ‘아름다움’ ‘보통’ ‘추함’ 등으로 느낌을 표현하게 했다. 그러자 아름답다고 평가했을 때는 뇌 전두엽의 보상계인 내측안와전두엽이 활성화됐다. 보상계란 쾌락을 느끼는 뇌의 영역이다. 아름다운 미술이 쾌락을 일으킨 것이다. 

반면, 어떤 미술은 함께 슬퍼하며 감상자를 위로한다. 가령 마음이 좋지 않은 사람들은 우울한 장면이 담겨 있는 후고 짐베르크의 ‘부상당한 천사’나 조지 클로젠의 ‘울고 있는 젊은이’를 보고 슬퍼하는 동시에 자신의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마음이 좋지 않을 때 슬픈 음악을 들으면 슬픔이 해소되는 효과와 마찬가지다.     

마지막으로, 미술 감상은 복잡한 인간관계에 치이는 시끄러운 세상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은 이들에게 도움이 된다. 미술은 스스로 말하지 않고 묵묵히 걸려있다. 감상자는 미술이 제시하는 또 다른 세상으로 들어가 자신과 대화할 뿐이다. 이때 감상자를 괴롭히던 세상의 소리는 차단되고 감상자는 오롯이 혼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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