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우울증 걸린 정신과 의사가 전하는 『당신의 특별한 우울』
[리뷰] 우울증 걸린 정신과 의사가 전하는 『당신의 특별한 우울』
  • 서믿음 기자
  • 승인 2020.07.24 1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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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이 책의 저자는 세계보건기구(WTO)의 고문을 지냈던 세계적인 정신과 의사다. 그리고 이 책의 화제는 '우울'. 언뜻 정신과 의사가 내담자와 나눴던 상담 내용을 바탕으로 우울에 관한 이야기를 전한다고 생각되지만, 실은 저자 본인의 경험담이기도 하다. 지난 20년간 겪은 우울의 기록. 

저자는 내담자에게 행했던, 또 자신이 받았던 '상담'을 통해 우울을 조명한다. 그러면서 의사와 환자를 넘나들며 자신과 환자를 치유하는 데 유용했던 경험을 공유한다. 본 책의 가장 큰 특징은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공감이다. 저자는 진단명이나 치료법, 성공·실패 사례를 나열하지 않고 복잡하게 얽힌 우울의 복잡한 내면의 다양한 면모(사례)를 담담하게 드러낸다. 그 사례는 마치 한편의 드라마처럼 펼쳐지는데, 그 속에 자리한 여러 '닮은 점'이 독자에게 각기 다른 공감을 전달한다. 아직 완전한 치료법을 찾지 못했더라도, 이 세상에 나와 같은 고통을 겪는 사람이 있고, 그 역시 고통 속에서 견뎌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위로가 되는 것. 

수많은 사람이 우울을 겪지만, 그중 한계치에 다다른 일부가 정신과를 찾는다. 자발적으로 병원을 찾은만큼 어느정도 자신을 드러낼 준비가 됐지만, 사실 자기 자신의 상태를 제대로 전하는 건 쉽지 않다. 대다수는 짜증, 분노, 침잠 등 불쾌한 신체현상을 크게 느낄뿐, 불편한 마음을 표현할 맞는 적당한 말을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이 책의 장점이 또 드러나는데, 저자는 자신의 경험한 환자들이 겪었던, 마음 속에 요동치지만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여러 감정과 경험을 이해하기 쉬운 용어로 풀어낸다. 그렇게 우울증 극복에 도움이 되는 소중한 '언어들'을 소개한다. 

저자가 다루는 우울증 관련 주제는  '항우울제를 먹을 것인가' '인지치료가 효과 있는 상태' '환자와 의사간 전이현상' '마음챙김' '정신병원' 등으로 광범위하다. 그 과정에서 저자는 전문가가 빠질 수 있는 과도한 일반화를 솔직하게 드러내며 뇌 속 신경전달물질이 원인이라거나 인지치료를 통해서만 치료가 가능하다거나 어린 시절의 안 좋은 경험이나 무의식이 드러나야만 한다고 단언하지 않는다. 오히려 개개인이 겪는 우울의 이유가 워낙 다양해 환자 개인의 우울을 깊이 들여다보고, 이해할 때 비로소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2년마다 재발하는 우울증으로 인해 지난 20년간 항우울제를 복용하며 오늘을 살아가는 저자. 공감력을 지닌 그가 전하는 우울 이야기가 여러 사람에게 우울의 다양한 이유 그리고 위로를 전한다. 


『당신의 특별한 우울』
린다 개스크 지음 | 홍한결 옮김 | 윌북 펴냄│288쪽│1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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