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전진호 기자] 어느 날 미국에 사는 33살 엘리너 데이비스는 자전거로 무려 3,700km에 이르는 거리를 횡단하겠다는 계획을 세운다. 언제부턴가 무엇 하나 뜻대로 되는 일이 없어 죽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 만큼 답답했기 때문이다. 스스로를 밀어붙여 아주 강해지고 말겠다는 포부도 품는다. 그리고 떠난 지 정확히 일주일째 되던 날 이렇게 생각한다. “대체 나는 왜 이딴 걸 시작하게 된 거야?”
남은 거리는 지옥 같았다. 출발할 때의 각오는 사라지고 집에 가고 싶다는 소망만 간절해졌지만 여행을 떠난다며 트위터에 올린 글이 발목을 잡았다. “오늘 아침 저는 제가 태어난 애리조나를 떠나 제 집이 있는 조지아주로 향합니다!”
머릿속에는 오로지 다음 목적지밖에 없고, 너무 힘들어서 페달을 밟는 것 외에 다른 것은 생각할 겨를조차 없다. 조금이라도 빨리 도착하기 위해 발을 허둥대다가 넘어지기도 한다. 그런데 아주 꼴사나운 자세로 넘어졌지만, 짜증보다 웃음이 터져 나온다. 무언가 깨달은 것이다.
엘리너는 이 미친(?) 자전거 여행에서 자신의 고통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깨닫는다. 그는 매일의 여행을 트위터에 올려 시크한 트위터리안들을 울리고 웃기는 데 성공한다. 이 책은 그가 트위터에 쓴 짧은 여행기를 그림일기 형식으로 옮긴 것이다. 58일간의 유쾌한 좌충우돌 자전거 미국 횡단기를 함께해보자.
『오늘도 아무 생각 없이 페달을 밟습니다』
엘리너 데이비스 글·그림│임슬애 옮김│밝은세상 펴냄│176쪽│1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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