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일러의 책에는 있고 다른 책에는 없는 것… FSC 인증
타일러의 책에는 있고 다른 책에는 없는 것… FSC 인증
  • 김승일 기자
  • 승인 2020.07.24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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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JTBC 예능프로그램 ‘비정상회담’으로 얼굴을 알린 방송인 타일러 라쉬가 최근 출간한 책 『두 번째 지구는 없다』는 환경문제에 관해 말하는 책이다. 지난 2016년부터 WWF(세계자연기금)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알려온 타일러는 이 책에서 특히 기후변화를 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그런데 비단 시각만 그런 것은 아니다. 이 책은 여러 면에서 다른 책들보다 친환경적으로 제작됐는데, 그 제작방식 역시 새롭다. 특히 타일러가 출판사에 직접 요청했다는 FSC 인증은 그간 다른 책들(일부 아동도서 제외)에서는 보기 힘들었다. 

이 책에 사용한 모든 종이는 FSC 인증을 획득한 종이다. FSC 인증은 독일에 본사가 있는 국제산림관리협의회(Forest Stewardship Council)에서 삼림자원 보존과 환경보호를 위해 만든 친환경 국제 인증인데, 가장 엄격한 친환경 국제인증 중 하나로 알려졌다. FSC 인증을 획득한 종이는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관리된 나무로 만든 종이로, 이 종이를 사용해 책을 만들면 숲과 야생동물을 보전할 수 있다. 국내에는 FSC코리아가 출범한 지 오래되지 않았으며, 일반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      

책 뒷면에 FSC 인증 마크를 찍기 위해 동분서주한 송보배 RHK 자녀육아팀 대리는 “전례를 찾을 수 없어서 고생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이 인증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FSC 인증 종이만을 사용해야 하고, FSC 인증을 받은 인쇄소를 통해 제작해야 한다(책 뒷면 바코드 옆에 FSC 인증 마크가 새겨져 있는데, 이 마크에 적힌 코드는 인쇄소 코드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국내 친환경 인증 업체에서 인증을 받아야 한다. 

이러한 인증 자체는 큰 비용이 들지 않는다. 그러나 FSC 인증을 받은 종이만을 사용해야 하기에 책의 제작비가 더 소요될 수 있다. FSC 인증을 받은 종이는 그렇지 않은 종이보다 종류가 많지 않고, 일부는 비싸기 때문이다.     

송 편집자는 “정말 어려웠던 것은 FSC 프로모션 인증을 받는 일”이라고 말한다. FSC 프로모션 인증은 FSC 인증 마크를 이용해 마케팅을 하려면 필히 받아야 하는 인증인데, 인증을 위해서는 독일 본사에 요청해야 한다. 신청서를 작성해서 보내고, 계약서를 받아서 서명하고, 또다시 계약서를 본사에 보내고, 인증 비용을 보내고 하는 과정에 대략 한 달 정도가 소요된다. 단지 FSC 인증 마크를 새긴 책의 판매를 원한다면 이 인증은 받지 않아도 된다.  

한편, 이 외에도 『두 번째 지구는 없다』는 콩기름 잉크를 사용해 제작됐다. 콩기름 잉크는 석유화합물이 아닌 식물성 대두유로 잉크 용제(잉크의 재료)를 대체한 잉크다. 대기오염을 유발하는 휘발성유기화합물이 없기 때문에 환경에 부담이 덜하다. 『두 번째 지구는 없다』뿐만 아니라 최근 대부분의 책이 이 잉크로 제작되고 있다. 또한, 이 책은 불필요한 종이 낭비를 막기 위해 띠지를 붙이지 않았고, 제작과정에서 종이 손실이 상대적으로 적은 기본 판형으로 제작됐다. 

물론, 『두 번째 지구는 없다』 같은 책만이 환경을 생각하는 책은 아니다. 재생종이로 만든 책이나, 비닐코팅을 하지 않은 책도 간간이 보인다. 출판인들의 큰 고민거리 중 하나가 ‘내가 만든 책이 환경을 파괴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것이다. 환경문제를 고려하는 일부 출판인들의 마음 씀씀이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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