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실 : 감독님 저는 왜 선물이 없어요? 미현언니꺼는 사주셨더라고요?
승희 : 오면서 비행기 안에서 읽었던 책인데, 이거 뭐 선물이라고 치자. 줄 테니까 읽고 독후감 써. 이거 좋은 책이야. 내가 고등학교 때 제일 좋아했던 책. 힘들고 외로울 때 유일하게 힘이 됐던 책이야. 여기 나오는 남자주인공이 꼭 나 같아.
복실 : (멀뚱멀뚱 쳐다보는)
승희 : 야. 이거 오랜만에 읽었는데도 좋더라. 여기 남자주인공 여동생이 나와. 이름이 피비야 방황하는 남자주인공한테 유일한 희망이 있다면 바로 그 여동생이지. 근데 그 여동생이 바로 너 같아. 만약에 내가 고등학교 때 너 같은 여동생이 있었으면 참 살기 편했을 텐데. 복실이 같은 여동생.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의 대표작『호밀밭의 파수꾼』이 드라마 <넌 어느 별에서 왔니>에 잠깐 나오면서 베스트셀러 순위 상위권에 진입했다. 원래 꾸준히 판매되는 책이긴 하지만 드라마의 영향으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호밀밭의 파수꾼』은 멜 깁슨과 줄리아 로버츠 주연의 영화 <컨스피러시>에서도 등장한다. 영화에서 멜 깁슨은 병적으로『호밀밭의 파수꾼』을 사모아 책장은 온통『호밀밭의 파수꾼』으로 가득하고, 쫓기는 와중에도 서점에서『호밀밭의 파수꾼』을 구입한다.
또한『호밀밭의 파수꾼』은 존 레논의 암살범 마크 채프먼(mark chapman)이 탐독한 소설로 잘 알려졌는데, 암살 순간 마크 채프먼의 손에는『호밀밭의 파수꾼』이 들려있었다고 한다.
미국에서 1951년에 출간된『호밀밭의 파수꾼』은 출간되자마자 젊은 층들을 사로잡으며 베스트셀러가 됐고, 50년이 지난 지금도 해마다 30만권 이상이 팔리고 있다.
주인공 홀든이 명문 사립학교인 팬시고등학교에서 퇴학처분을 받은 후 집에 돌아가기까지 2박 3일 동안의 여정을 그린 이 소설은, 홀든의 독백형식으로 진행된다. 학교와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춘기 소년 홀든은 어른들의 위선과 이중성, 부패해버린 사회에 절망한다. 그리고 결국 사회에 편입하여 어른으로 성장하는 것을 거부한다. 홀든에게 유일한 희망이 있다면 그것은 드라마 대사에 나온 것처럼 여동생 피비뿐이다. 홀든의 여동생 피비는 소설 속에서 순수의 상징으로 등장한다.
드라마를 보면서 책에 대해 호기심이 생겼다면, 한번 읽어보기 바란다. 남녀노소 누구나 읽어도 좋은 책이기 때문에 절대 후회할 일 없을 것이다.
독서신문 1404호 [2006.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