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나, 이대로 괜찮은 걸까?” 『소크라테스 씨, 나는 잘 살고 있는 걸까요?』
[책 속 명문장] “나, 이대로 괜찮은 걸까?” 『소크라테스 씨, 나는 잘 살고 있는 걸까요?』
  • 전진호 기자
  • 승인 2020.07.20 17: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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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전진호 기자] 만일 과거의 위대한 철학자, 철학의 마스터와 직접 대면할 수 있다면 누구를 찾아가서 무엇부터 묻게 될까? 대뜸 “철학이란 무엇이죠? 철학을 잘하고 싶습니다!”라고 해야 할까? 역사에 이름 남긴 뛰어난 철학자와 직접 조우하는 것은 엄청난 기회지만, 그 철학자의 수업이 초심자가 감당하기에 너무 어려운 수준이라면 도리어 철학이 싫어질지 모른다. 계속해서 철학을 하려는 마음이 꺾일지도 모른다. 자기 자신의 물음과 마주하면서 철학을 시작했으니 거기서부터 천천히 나아가보면 어떨까? 나에게 익숙하고 가깝고 내가 직접 경험하고 매우 필요로 하는 것에서 하나씩, 차근차근. 그렇게 철학하고 철학함을 알아가는 수업은 어떨까?  <34~35쪽> 

사람마다 살면서 갖게 되는 기본적인 믿음이나 가치는 서로 다를 수 있고, 한 사람 안에도 서로 충돌하는 가치들이 있을 수 있다. 한편으로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대하는 것이 가장 좋은 삶의 방식’이라고 생각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나와 친한 사람을 잘 챙기는 것이 좋은 삶의 방식’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리고 저 두 신념은 서로 자주 충돌할 것이다. 내가 적은 나의 인생철학을 살펴보자. 그들 중 서로 잦은 충돌을 일으키는 것은 없는가? 어떤 경우에, 왜 그러할까? 그중 어떤 것을 더 우선할 수 있을까? 그렇게 결정한 나의 판단은 과연 적절한 것일까? 그러므로 철학적 사고란 내 인생의 신념을 만들고 받아들이는 활동을 다시 검토하는 활동이다. <119쪽> 

소크라테스에게 “너 자신(영혼)을 알라.”라는 말은 우리가 자기 자신을 잘 모르고 있다는 단순한 경고가 아니었다. 이 말은 우리 자신이 보편적이고 절대적인 지혜를 향해 꾸준히 나아가고 있는지를 살피고, 그렇게 살아갈 수 있도록 스스로를 돌보라는 요청이었다. 나는 어디에 있는가? 나는 누구인가? 내 삶은 무엇을 향하고 있는가? 향하는 대로 살고 있는가? 그리고 무엇보다 그 삶의 향함은 향할 만한 가치가 있는가? 현재 나의 삶을 채우고 이끌며 나누게 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무엇이고, 그것은 전혀 문제가 없는가? 그것이 계속해서 당연한 것처럼 내 삶의 중요한 잣대가 되어도 괜찮은가? <244쪽>

소크라테스는 먼저 자신이 소피스트가 아니라고 설명하며, 이 과정에서 자신보다 현명한 사람이 없다고 말한 델포이의 신탁을 거론했다. 그리고 자신이 정치인, 시인, 기술인 등을 만나 대화하면서 그 신탁을 받아들이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결국 법정에서 배심원들을 상대로 세상에서 자신이 가장 현명하다고 주장한 셈인데, 그런 발언이 썩 좋은 효과를 낳을 리 없었다. 그런데 과연 소크라테스가 그런 사실을 몰랐을까? 소크라테스는 이미 배심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변론 원고를 거부한 상태였다. 그는 배심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몰라서 이런 발언을 한 것이 아니었다. 그의 발언의 목적은 배심원들의 호감을 사는 데 있지 않았다. 그는 변론을 통해 자신의 삶과 철학, 지행합일의 태도를 드러낸다. <260~261쪽>

『소크라테스 씨, 나는 잘 살고 있는 걸까요?』
허유선 지음 | 믹스커피 펴냄│312쪽│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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