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속 주인공 기행은 시인 백석을 연상케 하는 인물이다. 한국전쟁 전 유명 시인으로 활동했지만, 북으로 넘어가 시를 쓰지 않는... 북한 문단은 기행에게 당의 이념을 알릴 수 있는 문학만 쓰기를 강요하고, 그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평양에서 쫓겨날 수 있는 상황이지만, 기행은 어떤 시도 쓰지 않는다. 당이 요구하는 시는 "평생 혼자서 사랑하고 몰두했던" 언어로 이뤄진 세계가 아니었기 때문. 8년 만에 출간된 김연수 작가의 장편소설로 한국전쟁 이후 급격히 변한 세상 앞에 선 기행이 "희망과 꿈 없이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만 하는 엄혹한 현실에서 작가로서의 역할을 고민하는 내용을 담은 작품이다.
■ 일곱 해의 마지막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펴냄│248쪽│1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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