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인북] 다정한 위로가 필요할 때 가면 좋은 곳 『한번쯤 포르투갈』
[포토인북] 다정한 위로가 필요할 때 가면 좋은 곳 『한번쯤 포르투갈』
  • 서믿음 기자
  • 승인 2020.07.15 1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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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유럽의 숨은 진주' 포르투갈은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다. 포르투갈의 대도시조차 다른 유럽 도시에 비하면 소박한 수준이다. 하지만 오래된 것들이 풍기는 정감이 호기심을 자극하는 매력적인 곳으로 저자는 "머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마법을 경험하게 된다"고 말한다. 100년 이상 된 식당과 카페가 많은 곳, 템플 기사단의 근거지, 여왕에게 사랑의 증표로 바친 도시,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곳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서점 등이 자리한 포르투갈을 소개한다. 

군밤. [사진=도서출판 엔에이북스] 

'어머, 불났나 봐!' 큰불이 난 줄 알고 걱정했던 것과는 다르게 소란스러운 연기를 제외하고는 도시가 너무도 평온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지 알아보니 연기의 진원지는 바로 군밤을 태우는 기계였다. 그때 느꼈던 허탈함이라니. 한겨울도 아닌데 거리 곳곳 군밤 장사들이 어찌나 많은지 어리둥절할 뿐이었다. (중략) 포르투갈이 달콤한 에그타르트의 나라에서 난데없는 군밤의 나라로 각인된 순간이었다. (중략) 책 『빨강머리 앤』에서 앤은 "세상에는 즐거운 일이 정말 많아요. 우리가 모든 것을 다 안다면 사는 즐거움도 반으로 줄어들지 않을까요? 그럼 상상할 일도 없겠지요?라고 말한다. 군밤처럼 내가 상상하고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달라 이런 의외성을 발견하면서 놀라고, 즐거워하는 것이 여행이 주는 묘미가 아닐까 싶다. <13~15쪽> 

트램. [사진=도서출판 엔에이북스] 

트램 안은 마치 시간 여행자의 마음이 이럴까 싶을 만큼 꽤나 인상적이었다. 옛 모습 그대로 내부가 모두 나무로 돼 있는 것도, 심지어 운행하는 것도 옛 방식 그대로이다. 세련되지도, 날렵하지도, 심지어 삐거덕거리는 숨 가쁜 소리가 연신 들려도 그저 일상인 듯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걷고 있는 흡사 잘 숙련된 장인을 보는 것 같다고나 할까.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노란색의 트램은 유럽의 어느 나라에서도 느끼지 못하는 리스본만의 레트로한 감성과 재미를 줬다. 알파마 지구의 좁고 높은 굽이진 길을 트램으로 오르다 보면 언덕길 중간에 트램과 자동차가 한길에서 만나기도 하고, 때로는 지나가는 사람이 벽에 바짝 붙어야만 하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19쪽> 

산타 주스타 엘리베이터. [사진=도서출판 엔에이북스] 

45미터 높이로 지어진 이 엘리베이터는 1902년 지어져 무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겉모습만 봐서는 엘리베이터인지를 쉽게 연상시키지 못할 만큼 외관은 아름답기까지 하다. 다소 화려하게 쭉 뻗은 철제 건축물은 언뜻 파리의 에펠 탑을 연상시켰는데, 알고 보니 구스타브 에펠의 제자인 라울 메스니에르 드 퐁사르의 작품이었다. 이곳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독특한 외관의 오래된 엘리베이터가 리스본의 랜드마크이기도 하지만,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만나는 전망대 덕분이다. 구불구불한 나선형 계단을 따라 전망대에 도착을 하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감탄사를 연발하게 된다. 막힌 곳 하나 없이 시원하게 360도로 리스본 시내 전경을 조망할 수 있는 최고의 전망대로, 상 조르제 성과 테주강, 바이샤 지역, 국립 극장을 한눈에 볼 수 있다. <33~35쪽> 

[사진=도서출판 엔에이북스] 

1515년 마누엘 1세가 인도 항로를 개척하고 돌아온 바스쿠 다 가마의 위업을 기리기 위해 세운 탑으로, 1515년 탑이 완공된 이후에는 대서양으로 떠나는 배들의 출발지이자 리스본으로 들어오는 외국 선박들은 감시하는 요새로 활용됐다. 마누엘 양식으로 장식된 이 화려하고 아름다운 탑은 3층으로 이뤄져 있다. 탑의 1층은 16세기 스페인에 점령되면서 감옥으로 사용되기 시작해 19세기에는 정치범들의 수용소로 이용됐다. 실제 밀물 때에는 물이 들어차 천장의 작은 쇠창살에 매달려 숨을 쉬어야 하는 수중 감옥으로 악명 높았다고 한다. 그들에게는 이 감옥에 수용된 것만으로도 꽤 잔인한 형벌이었을 듯싶다. (71~72쪽> 

[사진=도서출판 엔에이북스] 

포르투갈 땅에서 이슬람을 물리치는 역할을 담당한 이들은 템플 기사단, 즉 십자군이었다. 그들이 국토 회복 운동에 힘쓰며 그들의 요새로 사용하기 위해 만든 곳이 바로 지금의 그리스도 수도원과 성채였다. 템플 기사단의 위세가 13~14세기 초 유럽 전역에서 절정을 이루게 되자, 이에 위협을 느낀 교황 클레멘트 5세와 프랑스의 왕 필리프 4세는 이들에게 이단이라는 죄명을 씌워 십자군을 탄압하고, 재산을 몰수한 후 결국 해체를 시켰다. 그러나 14세기 초 카스티야와의 왕위 전쟁에서 템플 기사단의 힘이 필요했던 포르투갈의 주앙 1세는 템플 기사단을 잇는 그리스도 기사단을 창단해 그의 셋째 아들인 황해왕 엔히크에게 기사단의 단장직을 맡겼다. 포르투갈에서 엄청난 부와 권력을 누렸던 십자군은 그대로 그리스도 기사단에 흡수됐다. <135~136쪽> 

『한번쯤 포르투갈』
허혜영 지음 | 앤에이북스 펴냄│228쪽│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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