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작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은 총 여덟명이다. 정아, 정은, 영진 그리고 정화, 지윤, 화정, 수연, 숙이... 하나같이 '남자'에게 상처받은 뒤 소소한 행복으로 꾸며진 '일상'을 빼앗긴 여성이란 공통점을 지닌다. 애인이 소개해준 백화점에서 만난 '그 남자'의 아이를 임신한 정아부터 사랑하는 사람에게 동정을 내주고 기뻐했으나 "나 유부(남)인 거 정말 몰랐어?"라는 상대의 말에 충격을 받은 영진까지. 그렇다고 상처받은 여성의 좌절이 소설의 주요 소재냐? 그렇지 않다. 이들의 또다른 공통점은 복수. 남자로 인해 '불안'과 '불행' 속에서 고통받는 여성들의 처절한 복수극이 펼쳐진다. 자신에게 상처 준 사람에게 각자의 방식으로 벌이는 복수의 과정이 아린 감정과 통쾌함을 선사한다.
■ 정아에 대해 말하자면
김현진 지음 | 다산책방 펴냄│248쪽│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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