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라도 괜찮아요”가 아닌 “혼자라서 좋아요”
“혼자라도 괜찮아요”가 아닌 “혼자라서 좋아요”
  • 송석주 기자
  • 승인 2020.07.06 08: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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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지난 1일 성인 4,674명을 대상으로 ‘1인 가구 현황’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인 열명 중 네명이 혼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0대 응답자 중에는 절반에 가까운 48.1%가 ‘혼자 살고 있다’고 답했다.

흥미로운 것은 ‘혼자 사는 생활에 만족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60.1%가 ‘대체로 만족한다’고 답했다는 점이다. ‘매우 만족한다’는 응답자도 33.1%나 됐다. 반면에 ‘불만족한다’는 응답자는 6.8%에 그쳤다. 그러니까 이 조사 결과만 놓고 본다면, 오늘을 살아가는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혼자임을 불평하거나 외로워하지 않고 오히려 그 상태를 즐기고 있다. 그렇다면 동시대 작가들의 ‘혼자’는 어떤 풍경일까? 그들도 혼자임을 잘 즐기고 있을까?

책 『혼자가 혼자에게』의 저자 이병률은 “‘나’를 살고 싶다”고 말한다. 이 간명하면서도 심오한 말은 독자의 머릿속에 여러 철학적 질문을 떠올리게 한다. 저자는 “세상 흔한 것을 갖고 싶은 게 아니라면, 남들 다 하는 것을 하고 싶은 게 아니라면 나만 할 수 있고, 나만 가질 수 있는 것들은 오직 혼자여야 가능하다”고 말한다. 말하자면 저자에게 혼자라는 상태는 오롯한 나를 살기 위한 전제이자 기본 조건이다.

저자가 펼치는 혼자 떠나는 여행에 관한 단상도 인상적이다. 그는 “혼자 여행을 한다는 건 나를 보호하고 있는 누군가로부터, 내게 애정을 수혈해주며 쓸쓸하지 않게 해주는 당장 가까운 이로부터, 더군다나 아주 작게 나를 키워냈던 어머니의 뱃속으로부터 가장 멀리, 멀어지는 일”이라고 말한다. 저자가 말하는 그 멀어짐이, 친밀한 것들로부터의 건강한 거리두기가, 우리를 성장하게 한다. 진정한 삶의 단독자로 만들어주는 것이다.

JTBC ‘마녀사냥’에서 발칙하면서도 독특한 연애 상담으로 인기를 모았던 곽정은은 책 『혼자여서 괜찮은 하루』에서 수영을 통해 ‘혼자 존재하는 방식’에 대해 깨닫는다. 특히 저자는 이별의 아픔을 수영을 배우면서 극복하는데, “수영을 배우고, 물에 혼자 있는 것이 어색하지 않게 됨이 나에게 무언가 새로운 시간을 선물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혼자서 두 시간 동안, 그 누구의 존재도 필요치 않은 채로 물속에 존재할 수 있는 존재. 나에게 수영은 물속에서 헤엄치는 기술이 아니라, 물속에서 홀로 존재하는 기쁨을 알려줬다”고 말한다.

책 『혼자가 좋은데 혼자라서 싫다』의 저자 이혜린은 “사람은, 그 존재 자체로 스트레스였다. 그보다 더 큰 스트레스는 내가 그들 없이 혼자 잘 먹고 잘살 능력이 없다는 사실이었다”며 “난 늘 누군가에게 잘 보여야 했고, 누군가를 등쳐야 했으며, 누군가를 구해야 했다”고 말한다. 이어 “완연한 혼자인 시간이 정말 절실했다. 혼자서도 불안하지 않고, 혼자서도 매우 즐거운 시간. 아주 잠시라도 그런 시간을 보내야 이후 며칠을 버틸 수 있었다”고 말한다.

이쯤 되니 서두에 썼던 “오늘을 살아가는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혼자임을 불평하거나 외로워하지 않고 오히려 그 상태를 즐기고 있다”라는 문장을 살짝 수정해야 할 것 같다. 그들은 혼자를 그저 유희적으로 즐긴 것이 아니라 그저 혼자임을 견디고 받아들였던 거다. 그 견딤과 받아들임의 과정 속에서 그들은 나를 진정한 나로 꽃피웠다.

책 『혼자인 내가 좋다』의 저자 빅토리아 라이스는 “하지만 어느 누구도 혼자라서 불행하거나 비참하다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둘이었을 때는 알기 어려웠던 나의 존재감을 되새길 수 있어서 행복하다”며 “아주 가끔 모닝커피를 함께 마실 사람이 그리울 때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혼자의 삶은 생각만큼 불안하거나 공허하지 않다”고 말한다.

하지만 여전히 사회는 ‘혼자의 삶’을 비정상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결혼을 하고, 애를 낳고,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만들어 사는 것. 그것을 자꾸만 강요한다. 하지만 저자들의 말처럼 ‘나 홀로 족’들은 “‘비정상’이 아니라 행복해지기 위해 조금 ‘다르게’ 살아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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