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여행·명상·커피·독서…당신의 ‘아무튼’은?
영화·여행·명상·커피·독서…당신의 ‘아무튼’은?
  • 송석주 기자
  • 승인 2020.07.03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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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애호가(愛護家)는 외롭지 않다. 어떤 한 분야에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사람의 삶은 건강하고 풍요롭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애호가의 삶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긍정의 기운을 느낄 수 있다. 취미가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각박하고 어지러운 세상에 취미는 오랜 시간 함께한 친구처럼 소중하다.

위고, 제철소, 코난북스 등 세 출판사는 ‘나에게 기쁨이자 즐거움이 되는, 생각만 해도 좋은 한 가지를 담은 에세이 시리즈’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아무튼’ 시리즈를 펴내고 있다. 특히 ‘아무튼’ 시리즈는 자신의 취향을 존중받길 원하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최근 이 작업에 동행한 작가들의 ‘아무튼’은 무엇인지 알아봤다.

책 『아무튼, 스윙』의 저자 김선영은 ‘스윙(swing) 애호가’이다. 스윙은 재즈음악의 리듬감을 표현하는 형용사인데, 포털 사이트에 스윙을 검색하면 ‘1930~45년대 어둠의 시기 사람들을 춤추게 하다’라는 짤막한 설명이 나온다. 암울에 빠진 인간을 즐겁게 만드는 춤. 맞다. 영화 <스윙키즈>(2018)의 주인공들도 그랬다. 전쟁의 암흑 속에서도 그들은 신나게 스윙을 췄다.

저자는 “스윙 바의 문을 열 때마다 새로운 세계가 열리는 기분이다. 나는 블랙홀에 빠져들 듯 그 안으로 빨려 들어간다”며 “현실과의 틈을 크게 벌리고 싶어 문을 한 번에 확 열어 젖혔다. (중략) 몸과 마음이, 무엇보다 머리가 개운해진 걸 느낀다. 나는 또다시 스윙을 추러 바에 올 것이다. 재밌어서, 재밌으려고! 이 넘치는 사랑을 마음껏 고백하려고!”라고 외친다.

책 『아무튼, 여름』의 저자 김신회는 여름을 사랑한다. 그는 “내게도 언제든 꺼내 볼 수 있는 여름날의 추억이 있다. 여름이 그 추억만큼 나를 키운 것이다. 여름은 담대하고, 뜨겁고, 즉흥적이고, 빠르고, 그러면서도 느긋하고 너그럽게 나를 지켜봐준다”며 “마냥 아이 같다가도 결국은 어른스러운 계절. 내가 되고 싶은 사람도 여름 같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지극히 사사로운 여름 이야기를 통해 말하고 싶은 건 별게 아니다. 여름을 즐기는 데 필요한 건 조건이 아니라 마음이라는 것. 순수한 기대라는 것. 내 흑역사들이 여름을 진심으로 즐기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찬물을 끼얹게 될지 몰라도 이렇게 소심하게나마 여름을 아끼는 사람도 있다는 것. 근사한 추억 같은 거 없어도 여름을 사랑할 수 있다. - 책 『아무튼, 여름』 中

저자는 여름을 사랑하는 구체적인 이유 대신, 누구나 겪을 법한 여름의 일상을 그저 나열한다. 무더운 여름 한낮에 생맥주를 먹고, 여름의 풍경이 아름다운 영화를 보고, 대나무 돗자리에 드러누워 평온을 만끽했던 일. 물론 사랑했던 연인과 헤어진 계절도 여름이었다. 저자에게 여름은 기쁨과 슬픔이 똑같은 무게로 자리하고 있는 계절이다.

책 『아무튼, 메모』의 저자는 ‘메모’를 통해 삶의 활력을 얻는다. 기본적으로 메모에는 욕망이 자리한다. 기억하고 싶고, 소유하고 싶고, 놓치고 싶지 않아서 글자로 ‘박제’하는 것. 그게 메모다. 저자는 “이것으로 나의 내일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에게 ‘메모는 내일’인 것이다.

메모는 좋은 쪽과 한편이 돼 치르는 모험 이야기이기도 하고, 하나씩 하나씩 답을 찾고 그 작은 답을 모아 새로운 삶의 이야기를 만들려는 사랑스러운 흔적이기도 하다. 메모는 자기 생각을 가진 채 좋은 것에 계속 영향을 받으려는 삶을 향한 적극적인 노력이다. - 책 『아무튼, 메모』 中

누구에게나 애호가 있다. 사랑하고, 아끼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무엇. 행복한 사람은 그것을 일상에 적극적으로 수놓는 사람이다. 자, 이제 당신의 애호, 당신의 ‘아무튼’을 말할 차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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