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서재에 놓고 싶은 책장·책상·의자는…
내 서재에 놓고 싶은 책장·책상·의자는…
  • 김승일 기자
  • 승인 2020.06.23 1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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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자신만의 서재를 가지는 것이 로망이 아닌 이들이 몇이나 될까. 비록 지금 당장은 아닐지라도, 언젠가 당신은 마음속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재를 꾸미고 있으리라. 당신은 훗날 어떤 서재를 만들 것인가? 서재에 대한 애정만큼은 둘째가라면 서러운 목수 김윤관이 책 『아무튼, 서재』에 남긴 조언을 듣고 마음껏 상상해보자. 

먼저 서재(書齋)의 중심이 되는 책장을 들여놓는다. 김윤관에 따르면, 책장에 가장 적합한 소재는 물론 나무다. 책과 나무 책장의 뿌리는 같다. 그래서 철재나 플라스틱 책장이 아닌 나무 책장에 책이 꽂혀 있는 모습은 한 그루의 나무와 숲을 연상케 한다. 

최상의 책장은 암모니아 훈증(암모니아 증기에 나무를 노출시켜 착색하는 마감 방법)으로 마감하고 나무의 무늿결이 아닌 직결이 들어나게 쿼터손(quarter sawn) 방식으로 제재(베어 낸 나무로 재목을 만듦)한 오크 책장이다. 쿼터손 방식으로 제재한 오크는 신비로운 문양과 높은 내구성을 자랑한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이 방식으로 제재한 나무를 구하기가 힘들고, 암모니아 훈증 역시 국내에서 자주 쓰이는 마감법이 아니니 이런 책장을 소유하기 위해서는 꽤 많은 돈을 투자해야 한다. 

오크 다음으로 책장에 적합한 수종은 월넛과 하드메이플이다. 월넛 책장은 붉은빛이 은은하게 도는 독특한 갈색으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자아내며, 다채로운 책등의 배열과도 잘 어울린다. 만약 어두운 나무색을 선호하지 않는다면 차분하게 밝은 빛을 뿜어내는 하드메이플이 좋겠다.  

이제 책장 좌측 끝부터 우측 끝까지 책으로 채워보자. 그런데 어라, 책이 부족하다. 이러면 책을 뽑고 꽂을 때마다 서너권의 책이 넘어지기 마련이다. 이를 막기 위해 북엔드를 사용해보지만 북엔드 역시 임시방편으로, 쓰러지기 쉽다. 

김윤관이 추천하는 방식은 목수에게 부탁해 책 크기로 재단한 몇 가지 두께의 나무를 구하는 것이다. 책을 꽂고 남은 우측 부분이나 책 중간중간에 이 ‘나무책’을 꽂아 책장의 칸을 채운다. 15cm에서 50cm 정도 두께의 나무책 예닐곱권이면 책장의 빈 공간 때문에 발생하는 불편함이 사라지고 미관상 아름다움까지 확보할 수 있다. 

책장은 이제 됐고, 서재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책상이다. 책상은 가능한 널찍한 것이 좋다. 책과 서류, 노트와 시계, 페이퍼 나이프, 잉크병과 필통, 커피가 눌어붙은 머그잔 서너 개 등이 난리통처럼 쌓여 있는 이 크고 넓은 책상에는 당신의 생각마저도 마음껏 늘어놓을 수 있다. 

책상에 가장 적합한 수종은 화이트오크다. 화이트오크는 그 특유의 색과 유려한 나뭇결로 명성이 높은데, 화이트오크를 추천하는 가장 큰 이유는 촉감 때문이다. 김윤관은 “책상은 가구 중에서 가장 신체 접촉이 많은 품목”이라며 “화이트오크의 촉감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단단함’이다. 화이트오크로 만든 책상을 손으로 쓰다듬으면 묵직하고 든든한 안정감이 느껴진다. 아버지와 거실 소파에 나란히 앉아 텔레비전을 보는 느낌이랄까. 화이트오크는 그만큼 듬직하고 신뢰감을 주는 나무다”라고 설명한다.  

화이트오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하드메이플이다. 김윤관은 “하드메이플은 대단히 섬세하고 곧은 여성을 연상케 한다”며 “화이트오크가 크고 선명한 나뭇결을 가지고 있다면, 하드메이플은 가늘고 섬세한 나뭇결을 지녔다”고 설명한다. 또한 “오크는 잘못 만지면 깨진다. 하드메이플은 잘못 만지면 찢어진다. 두 나무의 물성은 서로 극점에 있으나 신뢰감을 주는 촉감을 가졌다는 점에서는 상통한다”고 덧붙였다.    

이제 마지막, 의자로 서재의 화룡점정을 찍는다. 김윤관이 추천한 의자는 100만원대 허먼 밀러사의 ‘에어론 체어’와 과거 문재인 대통령의 의자로 유명했던 이지 체어 ‘임스 라운지 체어’, 그리고 노르웨이 디자이너 잉마르 안톤 렐링이 디자인한 하이백 이지 체어 ‘시에스타’다. 모두 척추를 위한 기능적인 목적과 역사적인 디자인을 소유한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충족하는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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