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산업혁명을 실증적으로 밝히다! 『산업혁명』
[책 속 명문장] 산업혁명을 실증적으로 밝히다! 『산업혁명』
  • 윤효규 기자
  • 승인 2020.06.23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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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윤효규 기자] 비슷한 변화가 사회구조에도 나타났다. 인구가 엄청나게 늘어남에 따라 어린이와 젊은이의 비율도 크게 높아졌다. 새로운 지역사회의 성장으로 인구의 중심은 남부와 동부에서 북부와 중부로 이동했다. 기업심이 강한 스코틀랜드인들이 이주 행렬의 선두에 섰는데, 그 행렬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또한 기술은 없지만 강건한 아일랜드인들도 홍수처럼 쏟아져 들어왔는데, 이런 움직임이 잉글랜드인들의 건강과 생활방식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는 볼 수 없다. 농촌에서 나고 자란 남녀들이 무리지어 함께 살면서 생계비를 벌게 되었으나, 그들은 더 이상 가족이나 이웃 집단이 아니라 공장의 노동력을 구성하는 단위들이었다. 직업은 점점 더 전문화되었다. 새로운 형식의 기술이 발전했고 다소 낡은 기술은 자취를 감추었다. 노동은 더 유동적으로 되었으며, 기회의 한복판에 뛰어들 수 있거나 기꺼이 뛰어들려는 사람들은 더 높은 수준의 안락함을 누릴 수 있었다.<24~25쪽>

그런가 하면 새로운 원료 자원이 개발되고 새로운 시장이 열렸으며, 새로운 거래 방법이 고안되었다. 자본의 규모와 유동성도 증가했다. 통화는 금본위(金本位)로 이루어졌고 은행 제도가 도입되었다. 수많은 낡은 특권과 독점이 사라지고 기업 활동의 법적 장애물들은 제거되었다. 이런저런 사안에서 국가의 역할은 점점 더 줄어들었고, 개인과 임의단체가 점점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하게 되었다. 혁신과 진보의 관념이 전통적인 규제들을 무너뜨렸다. 사람들은 뒤를 돌아보기보다 앞날을 내다보기 시작했으며, 자연과 사회생활에 관한 생각도 변했다.<25쪽>

이 같은 일련의 변화를 ‘산업혁명’이라고 불러야 할지 말지에 관해서는 충분히 논의해 볼 만하다. 그 변화들은 ‘산업’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사회적이고 지적인 것이기도 했다. ‘혁명’이라는 단어는 급작스러운 변화를 의미하는데, 사실 경제 과정의 특징은 아니다. 흔히 자본주의라고 불리는 인간관계 시스템은 1760년보다 훨씬 전에 그 기원을 두고 있으며, 1830년보다 훨씬 나중에 최고조로 발전했다. 혁명이라는 단어에는 지속성이라는 매우 중요한 사실이 간과될 위험성이 존재한다. 그러나 ‘산업혁명’이라는 말은 오랫동안 역사가들이 사용해 왔고 일상어에 깊이 침투해 있기 때문에, 뭔가 그것을 대체할 용어를 제시하는 것이 어쩌면 현학적으로 보일 것 같다.<25~26쪽>

『산업혁명』
T.S. 애슈턴 지음│김택현 옮김│삼천리 펴냄│280쪽│1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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