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가 볼 만한 곳] 주말만큼은 유연하게... ‘출렁다리’ 여행
[주말 가 볼 만한 곳] 주말만큼은 유연하게... ‘출렁다리’ 여행
  • 서믿음 기자
  • 승인 2020.06.20 0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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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우직함’은 한결같은 매력을 지닌다.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고 늘 같은 자리에서 같은 모습으로 자리하는 한결같음 때문이다. 그러나 든든함과 믿음직스러움 뒤에는 불변이라는 지루함도 자리한다. 반면 ‘유연함’은 지루할 틈이 없다. 환경의 영향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변화의 파장을 생생하게 표출하기 때문이다. 출렁다리를 건널 때 발의 내딛음과, 불어오는 바람결이 일으키는 진동이 짜릿함을 자아내는 것처럼. 우직하게 지루한 일상을 견뎌낸 당신. 이번 주말엔 짜릿한 나들이로 경직된 마음에 유연성을 불어넣어 보는 건 어떨까.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하는 출렁다리 여행지를 소개한다.

채계산출렁다리. [사진=한국관광공사]
채계산출렁다리.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번 주말 여행지로 소개할 곳은 전북 순창에 자리한 ‘채계산출렁다리’다. 채계산은 국도 24호선을 기준으로 ‘적성면 채계산’과 ‘동계면 책여산’으로 나뉘는데, 이 두 산등성이를 연결하는 다리가 지난 3월 완공된 채계산출렁다리다. 높이 75~90m에 길이 270m로 다리 기둥이 없는 무주탑 산악 현수교로는 국내 최장 길이를 자랑한다. 순창의 명물인 고추장처럼 강렬한 빨간색으로 치장돼, 최대 1,300명(1人 70㎏ 기준)까지 오를 수 있다.

채계산 입구에 있는 월하미인 조형물. [사진=한국관광공사]
채계산 입구에 있는 월하미인 조형물. [사진=한국관광공사]

출렁다리에 오르기 위해 동계 채계산 밑 제1주차장을 찾으면 먼저 월하미인(月下美人)이 인사를 건넨다. 월하미인은 비녀를 꽂고 누워 달을 보며 노래하는 여인이란 뜻으로 적성강 변 임동마을 매미 터에서 바라본 채계산의 모습이 월하미인의 형상과 같다고 해서 채계산은 적성산으로 불리기도 한다.

채계산 전망대에서 채계산출렁다리를 바라보는 모습. [사진=한국관광공사]
채계산 중간전망대에서 채계산출렁다리를 바라보는 모습. [사진=한국관광공사]

산 입구에서 채계산출렁다리까지 거리는 295m로 약 15분 거리다. 오르다 숨이 차다면 중간전망대 쉼터에서 채계산출렁다리를 올려다보며 잠시 쉬었다 오르면 된다. 체계산출렁다리 길이는 산 입구에서 다리까지의 거리와 비슷한 270m가량. 75~90m 상공에 바닥이 ‘스틸 그레이팅’(하수도 덮개처럼 물 빠짐이 가능한 철제 구조물)으로 이뤄져 걷는 이에게 짜릿함을 선사한다. 사람들의 움직임과 바람에 의한 흔들림 또한 출렁다리의 묘미인데, 최대 풍속 66m/s, 1,300명이 올라가도 견디도록 설계돼 안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채계산출렁다리에서 본 적성 들녁과 섬진강. [사진=한국관광공사]
채계산출렁다리에서 본 적성 들녁과 섬진강. [사진=한국관광공사]

좀 더 넓은 전망을 원한다면 출렁다리를 건너지 말고 산 정상 쪽으로 265m를 더 올라 어드벤처전망대에 오르면 된다. 채계산과 채계산출렁다리, 적성 들녘과 섬진강 변의 모습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채계산출렁다리 이용료는 무료, 이용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강천산단월여행. [사진=한국관광공사]
강천산단월야행. [사진=한국관광공사]

날이 저물면 채계산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자리한 강천산을 찾는 것도 좋다. 강천산 입구부터 천우폭포까지 1.3km 구간에 색색 조명과 영상이 ‘밤의 단풍놀이’를 자아내는 ‘강천산단월야행’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빛의 정원 별자리 암벽. [사진=한국관광공사]
빛의 정원에 마련된 별자리 암벽. [사진=한국관광공사]

강천산단월야행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먼저 그 배경이 되는 이야기를 알 필요가 있다. 단월(檀月)은 1511년에 채수가 지은 한글 소설 『설공찬전』에 나오는 국가 이름으로, 공찬과 공심 남매가 적룡을 불리치고 달빛 여왕을 구해낸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강천산단월야행은 그런 이야기를 테마로 단월문 광장, 구름계곡, 신비의 강, 빛의 정원, 달빛궁궐 등 소설 속 장면을 영상과 조명으로 구현해 볼거리를 선사한다. 신비의 강은 산책로를 따라 작은 폭포까지 이어지도록 조성됐고, 구름계곡은 적룡과의 전투 장면으로 꾸며졌다. 빛의 정원에선 별자리암벽이나 거라시 바위를 스크린 삼은 영상이 관람객의 눈길을 끌고, 달빛궁궐을 테마로 한 천우폭포에선 대형 영상과 폭포 옆 메타세쿼이아 길이 운치를 자아낸다. 강천산단월야행 입장료는 어른 3,000원 청소년 2,000원이며 목요일~일요일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개방한다.

남아 있기 위해/ 남아서 다시 흔들리기 위해/ 흔들리지 않아도 흔들리고/ 흔들리고 싶어서 몸을 비트는/ 가만히 들으면 알 수 없는 은밀함으로/ 자주자주 흔들리는/ 그리하여 다른 모든 것들을 흔들리게 만드는/ 이 세상 우매함을 무책임을 욕하며/ 산들산들 작은 바람에도 나무는 흔들린다/ 잠시만 누웠다가 다시 일어나기 위해/ 마지막까지 남아있기 위해/ 남아서 다시 흔들리기 위해. - 최영철 「흔들림에 대하여」

이번 주말엔 흔들리는 나무가 있는, 흔들리는 다리가 있는 숲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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