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다 너 좋으라고 그러는 거야”라고 하지 마세요 『초등생의 진짜 속마음』
[책 속 명문장] “다 너 좋으라고 그러는 거야”라고 하지 마세요 『초등생의 진짜 속마음』
  • 전진호 기자
  • 승인 2020.06.17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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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전진호 기자] 엄마 나이 마흔 즈음, 아이 나이 열 살이 됩니다. 사실 이 책은 마흔 즈음이 된 초등 학부모들을 위해 쓴 책입니다. 엄마들은 잘 모릅니다. 처음으로 맞이하는 가장 고독한 기간입니다. 30대에는 그나마 마음껏 어린 자녀에게 애착이라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초등 자녀가 10대가 되는 순간부터 애착에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아이들은 분리를 원합니다. 사춘기가 초등 시기로 앞당겨지면서 부모와의 관계에서도 좀 더 일찍 분리를 원합니다. 엄마들은 갑작스러운 아이의 변화에 어찌 적응해야 할지 모른 채 화도 나고 우울하기도 하고 짜증도 납니다. 며칠은 좋은 엄마가 되겠다고 다짐도 해보지만 그리 오래가지 못하는 모습에 자책하게 됩니다. (중략) 

아이들의 세계는 우리가 이해하기 위해 존재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그냥 그들만의 세계에서 그들이 존재하고 싶은 대로 있습니다. 그 제멋대로인 듯한 세계를 엿보는 이유는 어떻게 그 아이들을 떠나보낼 수 있을지 감을 잡기 위해서입니다. 

앞서 위로의 말씀을 드렸지만, 이 책의 궁극적인 목적인 위로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초등 학부모님들이 더욱 고독해지시길 바랍니다. 어중간한 외로움이 자녀와의 애착을 집착으로 만듭니다. 엄마가 철저히 외로워지기를 선택해야 자녀와의 정서적 분리도 성공할 수 있습니다. 철저히 외로워진다는 건, 우리 아이에게 엄마의 그 어떤 작은 욕망도 전이하지 않겠다는 강한 몸부림입니다. 

‘아이들의 진짜 속마음’이란 엄마의 욕망에서 분리된 진짜 ‘자아 욕망’을 의미합니다. 그 속마음을 알아채지 못하면, 결국 외로워지는 건 아이들의 몫이 됩니다. 아이 자신의 자아 욕망을 감춘 채 어른이 되는 것만큼 비극적인 일은 없습니다. 그런 비극의 주인공들이 성인이 돼 또다시 자녀에게 이런 말을 합니다. 

“이게 다 너희 좋으라고 그러는 거야.” 
더 이상 이런 거짓말을 하지 않아도 되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아이를 위한다며 한 일들은 그저 엄마의 욕망을 채우고자 한 일이었을 뿐입니다. 진실은 감춰지지 않습니다. 

『초등생의 진짜 속마음』 
김선호 지음│한겨레출판 펴냄│256쪽│14,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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