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왜 '좋은 사람'이어야 하나요? 『잘해주고 욕먹는 당신에게』
[리뷰] 왜 '좋은 사람'이어야 하나요? 『잘해주고 욕먹는 당신에게』
  • 서믿음 기자
  • 승인 2020.06.12 1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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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착한 사람 주변엔 유독 못된 사람이 많은 것처럼 보인다. 잘해주고도 욕 먹는 상황이 빈번하다. 왜일까? 25년간 8만 건의 심리 상담을 진행하며 '자기중심 심리학'을 연구한 저자는 '좋은 사람'이 되려는 마음을 원인으로 지목한다. 좋은 사람이 좋은 관계를 만든다는 착각 때문이라는 것. 

먼저 저자는 '항상성'의 개념을 소개한다. 모든 관계는 균형을 맞추고자 하는 항상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누군가 좋은 사람이 되면 상대가 나쁜 사람이 돼 균형을 유지한다는 것. 내가 나쁜 사람이 될수록 상대가 착한 사람이 된다고 단언하기 어렵지만, 착한 사람일수록 사람을 얕잡아보고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상황은 항상성 개념을 통해 납득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은 착한 사람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 자신의 선의를 알아주지 못함을 서운해하면서도 나쁜 사람보다 낫다며 스스로를 합리화한다. 25년간 8만명이 넘는 사람을 '좋은 사람의 늪'에서 탈출시켜온 저자는 "'좋은 사람'은 대개 어릴 적 부모의 고통을 보고 자란 사람들이다. 자신이 부모의 고통을 줄여주지 않으면 버림받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느끼며 자란 것"이라며 "그래서 불쌍한 사람을 보면 무의식적으로 위기감을 느껴 도움 주기를 참지 못한다. 자신이 고통을 덜어주지 않으면 상대가 자신을 버릴지도 모른다고 불안해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불안함이 멀쩡한 상대마저 불쌍한 사람처럼 여기도록 만드는 데 있다"고 진단한다. 

사람은 저마다 쾌/불쾌 스위치가 있는데, 좋은 사람은 타인의 스위치를 찾아 민감하게 반응하려 노력한다. 다만 자신의 쾌/불쾌 스위치에는 관심을 두지 않아 방치하기 마련이고, 점차 자신의 감정에 무감각해진 채로 "남을 도와주는 게 당연한 일이 돼버린다." 그렇다고 타인이 그런 노력을 높이 평가해주느냐? 꼭 그런 것만도 아니다. "좋은 사람은 상대방의 행동을 가능한 한 좋은 쪽으로 해석하고 무엇이든 선의로 받아들이기에, 상대방도 자신처럼 나를 이해해줄 것이라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저자는 "자신의 선의를 상대방이 알아주기를 바란다면 도리어 고통받기 쉽습니다"라고 말한다. 

그렇기에 필요한 것이 '만능감'이다. 나는 다른 사람을 바꿀 수 없음을 인정해 만능감에서 해방될 필요가 있다. "좋은 사람이 앞에 나서는 이유는 자신 외에는 나설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생각해서"다. 언뜻 희생같지만 다른 각도로 보면 "다른 사람은 자신만큼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저자는 말한다. "좋은 사람은 누구의 불행도 바라지 않고 모두가 행복하기를 원하지만, 행복이란 좋은 사람이 제공하는 것이 아닙니다"라고. "모든를 행복하게 만들기 위한 노력을 멈추고 자신을 행복하게 할 때 흐름이 바뀌어 모두가 행복의 길을 걷게 됩니다"라고 충고한다. 

『잘해주고 욕먹는 당신에게』
오시마 노부요리 지음 | 이건우 옮김 | 푸른숲 펴냄│180쪽│1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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