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이 책은 중동 정세의 주요 사안을 큰 틀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시리아, 이스라엘 등 중동 핵심 국가들의 주요 분쟁 및 사건 중심으로 전개되는데, 독자들은 중동의 근현대사부터 최근 강대국들과 중동 국가들의 관계를 내밀하게 파악할 수 있다. 인류 문명의 발상지인 중동의 이모저모를 개괄해보자.
2016년 3월 EU는 터키와 협정을 맺어 터키로부터 유럽으로 건너오는 난민을 통제하기로 했다. 터키의 난민 캠프에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그리스로의 이주자들을 다시 터키로 돌려보내기로 한 것이다. 반면 EU 국가들은 같은 수만큼의 터키 내 시리아 난민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유럽은 또한 터키에 수용돼 있는 난민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확대키로 했다. 이 합의에 대해 국제 난민단체들은 비인도적이라고 비난했다. 본인의 의사에 반해 난민을 추방하는 것은 국제관례에 어긋난다는 것이다.<26쪽>
2004년 이집트의 세속주의자와 이슬람주의자는 연합해 케파야 그룹을 창설했고 이들은 무바라크의 사임을 촉구했다. 모로코에서는 2004년 시민들이 지난 30년간 일어났던 인권 침해 사건을 조사하기 위한 공평과 화해위원회를 결성했다. 2005년 3월 레바논 시민들은 ‘삼나무 혁명’(약 160만명의 베이루트 시민이 일으킨 시위로 주요 정치세력이 사퇴한 사건. 삼나무는 레바논 국기에 그려진 국가 상징물로서 ‘백향목 혁명’이라고도 부른다.)을 일으켜 시리아군 철수와 시리아의 개입 없는 의회선거를 주창했다.<28~29쪽>
시리아는 종파 간에 원한이 깊거나 종파로 갈라져 싸우는 나라도 아니었다. 그냥 종교적으로 서로 다른 점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같은 국민으로 어울려 살아가는 그런 상황이었다. 정권은 이러한 상황을 종파끼리 대립하는 쪽으로 변질시켰다.<88쪽>
이집트의 이슬람 사상가 사이드 쿠틉의 급진적인 이념과 가르침이 살라피의 초보수적인 이념과 결합해 알 카에다, 글로벌 지하드, 이슬람 지하드, 자바트 알 누스라 등과 같은 급진적 이슬람 단체들을 탄생시켰다. 오사마 빈 라덴, 아이만 알 자와히리,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 등의 메시지에는 쿠틉의 가르침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핵심적인 믿음은 무함마드 선지자와 초기 칼리프시절의 법과 가치를 따르면 이슬람이 번영한다는 것이다.<114쪽>
『위기의 중동 어디로 나아가는가』
류광철 지음│말글빛냄 펴냄│336쪽│1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