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100세 철학자 김형석 교수의 『백세일기』
[리뷰] 100세 철학자 김형석 교수의 『백세일기』
  • 서믿음 기자
  • 승인 2020.06.02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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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철학자이자 수필가이자 연세대학교 명예교수인 김형석. 1985년 현직에서 물러나 강연과 저술을 통해 사회에 '봉사'하는 삶을 살아가는 그는 올해로 만 100세를 맞았다. 40살이 되면서부터 "나 됨을 찾아 성장하고 새로워지며, 사람의 의미를 찾기 위해" 일기를 쓰기 시작했는데, 이 책은 그 삶의 기록이다. 

흔히 장수의 비결은 식습관에 있다고들 하는데, 만 100세를 정정하게 살아내는 저자는 무얼 즐길까? 정답은 다 잘 먹는다, 이다. 육식보다 채식이 좋다는 말이 있지만, 저자는 "지금도 육식, 생선, 채식을 가리지" 않고 먹고 싶은 음식을 먹는다. "먹고 싶은 음식을 먹어야 몸의 필요에 응답하는 것 아닌가" 싶기 때문이다. 외식을 자주하는 편인데, 그는 "외식은 사치라고 여기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사회 경제를 위해서는 절약과 저축이 미덕이라는 생각에서 좀 벗어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또 하나의 건강 비결은 60세부터 시작한 수영이다. "수영은 누적된 피곤을 풀어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정신적 작업을 할 의욕이 솟아나게 한다"는 그는 90살 넘은 나이가 밝혀지면 수영장에 들어가지 못할까 봐 20살가량 낮추는 기지(?)를 발휘하기도 했는데, 모종의 사건으로 나이가 밝혀졌지만, (고령에 따른 위험을) "알면서도 묵인"해주는 직원들 덕에 지금도 수영을 즐기고 있다. 

장수한다는 건 좋은 일이지만, 어떤 면에선 서글프기도 하다. 많은 이들의 쇠약해짐을 목도하고 때로는 먼저 떠나보내야 하기 때문인데, 그 안에는 '또순이'(반려견)도 친구도 제자들도 포함된다. 스승보다 먼저 귀가 멀고, 머잖아 세상을 떠나는 제자들. 어느 고령의 제자는 우연히 마주친 옛 스승의 존재가 믿기지 않는지 동기들에게 "김형석 교수와 똑같이 생긴 사람을 봤어"라고 말하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책에는 저자가 걸어온 "정신과 인간적 성장"의 100년사가 고스란히 담겼다. 100년의 삶에서 보고, 듣고, 느끼고, 깨달은 것들의 의미와 가치가 묵직한 울림을 전한다. 

『백세일기』
김형석 지음 | 김영사 펴냄│231쪽│1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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