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이 책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지만 잘 알지 못했던 170여 종의 나무 이야기를 600여 장의 풍부한 사진과 함께 소개한다. 나무에 대해 몰라도 꽃, 잎, 열매 등의 특징으로 나무 이름을 찾을 수 있도록 일목요연하게 구성됐다. 광릉 국립수목원에서 숲 해설가로 활동했던 나무 전문가 저자가 전하는 다채로운 나무 이야기.
아직 추운 3월 버드나무가 가장 먼저 연한 연두 빛깔로 꽃을 피우고 싱그러운 잎을 틔우기 시작해요. 꽃대에 털이 나 있기 때문에 추울 날씨에도 잘 견딜 수 있지요. 이른 봄 물가나 공원에서 연둣빛이 감도는 나뭇가지를 가진 나무를 봤다면 거의 100퍼센트 버드나무를 본 것으로 생각해도 좋아요.<21쪽>
조팝나무는 벚꽃이 활짝 필 무렵 산길이나 밭둑 등에서 피어요. 꽃송이들을 단 조팝나무 꽃 무더기는 마치 새하얀 눈이 소복이 내려앉은 것 같아요. 어쩌나 꽃이 흰지 눈이 부실 정도예요. 하지만 꽃이 너무 작아서 마치 좁쌀을 튀겨 놓은 것처럼 보여요. 긴 가지에 다닥다닥 달린 열매는 마치 노란 좁쌀 같아요.<53쪽>
매실나무는 나뭇가지에 아직 눈이 남아 있는 추운 겨울에 성급하게 꽃망울을 터뜨리는 나무예요. 매실나무 꽃을 매화라고 하는데, 매화는 봄이 채 오기 전에 이제 조금 있으면 봄이 온다고 알려 주지요. 매화는 중국의 나라꽃으로 매실나무의 고향은 중국이에요.<85쪽>
은행나무는 고생대에 나타나 쥐라기에 가장 많이, 가장 널리 퍼졌어요. 고생대는 지금으로부터 약 5억 7천만 년 전부터 2억 4천만 년 전을 말하고, 쥐라기는 약 1억 8천 년 전부터 1억 3천 5백 년 전까지를 말해요. 정말 어마어마하게 오래된 옛날이야기지요? 지구가 갑자기 추워지면서 은행나무와 같은 시기에 살았던 다른 나무들은 대부분 사라졌어요. 그래서 은행나무를 ‘살아 있는 화석식물’이라고 해요.<173쪽>
『나무가 좋아지는 나무책』
박효섭 지음│궁리 펴냄│304쪽│1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