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전(前)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이 말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뒷 이야기'
[리뷰] 전(前)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이 말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뒷 이야기'
  • 서믿음 기자
  • 승인 2020.05.29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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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특정 사안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를 정량적으로 측정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기사 조회 수, 댓글 수 등으로 무형의 관심도를 가늠하는 것은 어느정도 가능하지만, 산발적으로 흩어진 정보를 모으기가 쉽지 않고 공신력에도 논란의 여지가 많기 때문. 다만 2017년 8월 17일 새로운 공론의 장이 등장했으니 이름하여 '청와대 국민청원'. 국민청원 역시 대중의 관심사를 '가늠'한다는 점에서 결점이 없지 않지만, 청와대가 운영하고 일정 기준(20만명 이상)에 부합하면 관련 내용을 잘 아는 정부 책임자가 답변한다는 점에서 나름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사실 국민청원 이전에도 비슷한 서비스는 존재했다. 국회청원, 정부민원, 국민신문고 등. 하지만 존재했으나, 인지되진 않았고, 청원인들이 호소할 가치를 드러내지 못했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과 관련해 600만명의 서명이 모였으나, 그런 바람이  당시 박근혜 정부에 전달됐는지, 정부 입장이 무엇인지, 국민은 알 수 없었던 상황처럼. 이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국민과의 '소통채널' 마련 필요성이 제기됐고, 그 일을 저자가 담당하게 됐다. 당시(2017년) 저자는 카카오 부사장에 올라 이미 '가슴 뛰는' 상황을 맞고 있었지만, "가슴 뛰는 일을 해야 하지 않겠어?"라는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의 제안이 크게 작용했다. 

이미 세계 여러국가가 국민청원을 운영하고 있기에 참고할 사안은 많았다. 특별한 본인인증 없이도 참여가능한 미국 백악관 청원 '위더피플'과 영국 정부와 의회의 청원사이트는 현 국민청원의 기반이 됐다. 다만 문제는 '(법적 논란을 최소화하는) 운영'. 우리나라는 명예훼손이 형사처벌되는 몇 안 되는 나라인 만큼 누군가의 잘못을 공론화하는 것을 명예훼손으로 간주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방안이 필요했다. 이 문제는 '국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의 명예훼손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고 공인에 대해서는 허위라는 점이 소명돼야만 임시조치든 삭제든 조치를 취"한다는 '자율규제 정책 규정'을 만들어 해결했다. 

20만명 이상 동의를 받은 청원에 대해서는 '영상 답변'을 고집했는데, 사실 정부부처 안에서는 '서면 답변'에 대한 요청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저자가 '영상 답변'을 고집한 건 압박의 의도가 없지 않았다. "서면으로 하면 관련 부서 사무관이 정리한 답변에 장관이 결재만할 게 분명"했고 "장관까지 결재가 안 올라갈 가능성이 훨씬 높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장관이 신경을 쓰는 일은 부처에서 움직이는 게 다르다"고 적었다. 

청와대에 들어가 '홍보'를 하기보다 '소통'을 위해 노력했다는 저자. 십여 년 간의 기자생활, 이후 기업체를 거쳐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을 역임했던 만큼 기성 언론에 대한 의식과 소통에 대한 견해, 그리고 소통을 위해 청와대에서 동분서주했던 숨겨진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 책이다. 


『홍보가 아니라 소통입니다』
정혜승 지음 | 창비 펴냄│376쪽│1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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