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캉스, 한번은 해봐야지?… 국립중앙도서관 6월 사서추천도서
북캉스, 한번은 해봐야지?… 국립중앙도서관 6월 사서추천도서
  • 김승일 기자
  • 승인 2020.06.01 0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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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본래 6월은 1년에 한 번뿐인 여름휴가를 계획하는 달이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그러기가 쉽지 않게 됐다. 집안에 갇혀서 봄을 빼앗겨버린 사람들은 올 여름 역시 빼앗기게 될까. 

그래도 한 가지 좋은 점이라면, 올해는 전설 속에만 존재하던 북캉스를 실현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매번 “이번 여름휴가 때는 책 읽어야지” 하면서도, 계곡으로, 바다로, 해외로 놀러 갈 계획을 짰던 우리에게 이제는 한 가지 선택지밖에 남지 않았다. 

북캉스. 책을 쌓아놓고 시원한 에어컨 바람 밑에서 독서할 계획을 세워보자. 그리고 말해보자. “나 북캉스 해봤어.” 인생에 한 번쯤은 해봐야 하지 않겠는가. 국가대표 도서관, 국립중앙도서관 사서들이 추천하는 6월의 책을 소개한다. 

■ 불과 나의 자서전
김혜진 지음│현대문학 펴냄│196쪽│13,000원

홍이가 태어나고 자랐던 남일동. 재개발 논의가 번번이 무산되면서 사람들은 그곳을 섬처럼 고립된 곳이라며 ‘남일도’라고 부른다. 남일동을 벗어나기까지 홍이네 가족은 여러 번 이사해야 했는데, 결국 남일동 일부가 중앙동으로 편입되고서야 그곳을 벗어날 수 있게 된다. 
이 책은 남일동을 벗어나고 싶은 사람들과 재개발 바람에 편승해 신세를 바꿔보려는 사람들의 모습을 사실감 있게 그려내며, 홍이 부모님과 홍이가 유년 시절부터 남일동에 대해 느꼈던 감정들, 재개발의 씁쓸한 단면들을 드러낸다. 

책 속 한 문장 

“그러나 그 밤 나는 정말 없애고 싶었습니다. 한 사람 안에 한번 똬리를 틀면 이쪽과 저쪽, 안과 밖의 경계를 세우고, 악착같이 그 경계를 넘어서게 만들던 불안을. 못 본 척하고, 물러서게 하고, 어쩔 수 없다고 여기게 하는 두려움을.”(168쪽)

■ 128호실의 원고
카티 보니당 지음│안은주 옮김│한스미디어 펴냄│320쪽│15,000원

 

편집자로 일하는 안느는 브리타뉴 해변의 한 호텔 방에서 누군가 두고 간 원고를 발견한다. 그리고 실베스트는 젊은 시절 첫사랑 안느에 대한 마음을 담아서 썼던 그 미완의 원고를 돌려받는다. 놀랍게도, 그 원고는 실베스트가 33년 전 캐나다 여행 중 분실한 그 원고인 것은 맞지만 뒷부분은 그가 쓴 것이 아니었다. 
미완성인 작가의 꿈을 놓지 못한 채 무기력하게 살고 있던 실베스트에게 마법처럼 돌아온 원고는 그의 삶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때로는 한 편의 글이 사람들의 삶에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지 깨닫게 하는 책으로, 읽고 나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서간체 소설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쓰였으며, 우리 삶의 우연과 운명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책 속 한 문장

“어느 날 당신이 대도시의 파란만장한 삶 속에서 길을 잃은 듯 느껴진다면 잠시 시간을 내 브르타뉴의 끝으로 저를 보러 오세요. 그렇다면 우리의 고뇌와는 상관없이 수평선은 여전히 잔잔하다는 걸 보실 수 있을 거예요.”(188쪽)

■ 배움의 발견
타라 웨스트오버 지음│김희정 옮김│열린책들 펴냄│520쪽│18,000원

이 책의 저자인 타라는 아버지의 종교적 신념에 따라 공교육을 받지 못하고 세상의 종말에 대비하며 자라지만, 결국 대학에 들어간 오빠 타일러를 통해 자신이 알지 못했던 세계를 접한다. 그는 16년 만에 처음으로 공부를 하고 대학에 입학하지만, 나폴레옹과 장발장 중 누가 역사적 인물이고 누가 허구의 인물인지조차 구분하지 못해 새로운 세상을 배우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이 책은 오직 아버지만이 옳다고 생각했던 한 소녀가 배움을 통해 아버지의 세계를 벗어나는 과정을 보여준다. 저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배움은 단순히 지식을 축적하는 일이 아니라 세상과 자신의 삶을 새로운 시각으로 볼 수 있게 되는 일임을 알려준다. 배움의 진정한 힘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책 속 한 문장 

“나는 수많은 생각과 수많은 역사와 수많은 시각들을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스스로 자신을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믿게 됐다.”(471쪽)

■ 슬픔의 위로
메건 더바인 지음│김난령 옮김│반니 펴냄│352쪽│16,000원

사랑하는 이의 죽음 뒤에 남겨진 이의 고통은 상상 이상으로 끔찍하다. 저자는 갑작스러운 익사 사고로 세상을 떠난 배우자로 인해 오랜 시간 상실의 고통을 경험한다. 그리고 슬픔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드러내어 보살피면 고통을 견디기가 수월해진다는 것을 깨닫는다. 슬픔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지지와 인정이 필요한 경험이다. 이 책은 위로가 필요하거나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모르는 이들에게 슬픔의 본질을 이해하고 상실의 고통을 위로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소개한다. 
 
책 속 한 문장

“누군가로부터 진정한 위로를 느끼려면, 상대방이 당신의 고통을 온전히 이해하고 있다고 느껴져야 한다. 상대방의 공감 거울을 통해 당신에게 고스란히 반사되어야 한다. 슬픔 속에서의 진정한 위로는 그것을 없애려는 노력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인정하는 것에서 나온다.”(42~43쪽)

■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
정지우 지음│한겨레출판 펴냄│324쪽│15,000원

이 책은 인스타그램을 사용하는 청년들의 삶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인스타그램으로 인해 우울, 좌절, 증오, 혐오 같은 감정이 얼마나 일상화되고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또한, 청년세대는 인스타그램 속 협소한 삶이나마 사라지지 않고 존재할 수만 있어도 다행이라 믿으며 견뎌내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저자는 이러한 불행을 끝내기 위해서는 “이제 청년의 목소리로 말해져야 하며, 청년의 시야로, 청년의 통찰로 말해져야 한다”고 말한다.  

책 속 한 문장

“어느 하나의 가치관이 폭력적으로 다른 것들을 짓누르거나, 지배적이고 이분법적인 이념들이 나뉘어 대립하는 시대보다는,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색깔의 마을을 이루어나가는 그런 다채로운 세계들이 공존하는 시대가 오는 것이다.”(39쪽) 

■ 십대들의 중독
김미숙 지음│이비락 펴냄│262쪽│14,000원

알코올, 니코틴, 쇼핑, 도박 등 살면서 한 가지쯤 무언가에 빠져본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특정 행위에 과도하게 집착하고 무분별한 행동을 반복하게 되는 중독은 심각한 범죄 행위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저자는 뇌의 쾌감 보상회로와 연관된 도파민 수치가 성인보다 높아 중독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십대들을 치료하기 위해서 부모들이 알아야 할 중독 솔루션을 제시한다. 중독의 원인과 뇌의 구조를 파악하고, 게임, 스마트폰, 흡연 등 십대의 중독 사례를 밝히며, 자존감 상승, 스트레스 해소 등을 통해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실천적 치침을 제시한다.

책 속 한 문장

“청소년기는 물질 및 행위 중독에 취약한 시기입니다. 충동성, 보상기전 등 실행능력을 관장하는 전전두엽의 미성숙으로 아동기보다 자극을 더 추구하게 됩니다. 또한 충동성이 더 높아집니다.”(37쪽)

■ 질병이 바꾼 세계의 역사
로날트 D. 게르슈테 지음│강희진 옮김│미래의창 펴냄│376쪽│17,000원

인류의 역사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새로운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인한 질병의 위협이다. 이 책의 저자는 과거 한 시대를 휩쓸었던 질병들과 각종 질병에 걸렸던 역사적 인물들에 대해 알아보고, 그들이 질병을 앓지 않았다면 역사가 어떻게 바뀌었을지 상상한다.

책 속 한 문장 

“그렇게 먼 과거에 일어난 그 일이 어쩌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완전히 뒤바꾸어 놓을 수도 있었다는 것을 상상하면 아찔해진다.”(8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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