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조현병 이겨낸 심리학자가 하는 말 『나는 자주 죽고 싶었고, 가끔 정말 살고 싶었다』
[리뷰] 조현병 이겨낸 심리학자가 하는 말 『나는 자주 죽고 싶었고, 가끔 정말 살고 싶었다』
  • 서믿음 기자
  • 승인 2020.05.22 1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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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심리학자인 저자. 그는 성공한 심리학자이자 작가, 강연자로 활동하고 있지만, 사실 10여 년 전만해도 그는 조현병 환자였다. 환자'였다'고 과거형으로 말하는 게, '조현병은 완치될 수 없다'는 통념과 배치되는 대목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저자는 끝내 조현병을 이겨냈고 10대 시절 병을 자각했을 대부터 병을 이겨내기까지의 과정을 책에 담았다. 

우등생이던 10대 시절, 저자는 어느 날 갑자기 환각과 환청을 겪기 시작했다. '선장'의 목소리를 듣고 '늑대'를 봤고 이는 자기파괴적 자해행위로 이어졌다. 특히 선장은 큰 목소리로 윽박지르며 강압적 태도를 취했는데, 이와 관련해 저자는 "왜 시키는 모든 것을 그냥 다 해내려고 했을까? 어째서 대들지 못했을까? 다른 사람이 나를 그런 식으로 다루도록 내버려둔 이유가 뭘가? 답은 간단하면서도 잔인하다. 내가 바로 그 선장이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결국 자신을 향한 자신의 억압이 선장의 모습으로 드러난 것. 주변에선 '조현병은 나을 수 없다'고 했고 완치보다는 '병을 안고 살아가는 법을 배우라'고 충고했다. 하지만 저자는 끝내 조현병을 이겨냈고 이제 어엿한 임상심리학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게 어떻게 가능했을까? 노르웨이의 의료 시스템의 역할이 컸다. 

책에서는 잘 발달된 노르웨이의 의료 시스템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노르웨이에서는 어릴적, 이상 징후를 보이는 아이들을 조기 발견해 상담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게 한다. 우리나라처럼 '수용'에 조첨을 맞추기 보다는 '재활'과 '개방'에 방점을 찍어 저자는 아픈 와중에도 외출할 수 있었고, 그 덕에 건강이 좋아져 집에 돌아왔을 때도 사회복귀에 큰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다. 또 조현병 환자가 저지른 범죄 등의 영향으로 사회적 낙인이 심한 국내 상황과 달리 노르웨이에서는 '사회 구성원의 일부'로 여겨 교육을 받고 작업활동을 하는 데 큰 제약이 없다. 

이 책은 조현병을 극복한 '정상인'의 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스트레스가 잘 처리되지 못한 경향을 보인 저자의 어린 시절은 번아웃 증후군과 우울증, 공황발작 등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의 모습과 겹쳐 보인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누구나 마음 속 한구석에 선장을 품고 사는 현대인들에게 행복의 단초를 전하는 책이다. 


『나는 자주 죽고 싶었고, 가끔 정말 살고 싶었다』
아른힐 레우뱅 지음 | 손희주 옮김 | 생각정원 펴냄│264쪽│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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