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할 수 있는 것이 없어 불안해지는 기분, 막연한 불안이 극대화된 소설집이다. 명확한 논리와 따뜻한 위로보다는 인물들과 함께하는 불확실함을 인정하고 유회하는 방식으로 세상을 조명한다. 「부드러움들」에 등장하는 두명의 밥(Bob)은 해변을 산책하며 때때로 모래 위에 누워 있거나, 조개 껍질을 줍거나 꽃을 들고 해변에 서 있는 남자에 대한 대화를 하며 날이 저물어 하늘과 바다의 경계, 바다와 백사장의 경계가 흐려지기만을 기다린다. "이건 다섯 사람의 밥에 관한 이야기"라고 시작되는 「밥(Bob)」은 결국 단 한명의 밥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하지만 일련의 이야기를 통해 저자는 독특한 질감의 다정함을 이끌어 낸다.
■ 부드러움과 해변의 신
여성민 지음 | 민음사 펴냄│344쪽│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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