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인북] ‘사랑과 지성의 시인’ 단테의 길을 따라가다 『단테』
[포토인북] ‘사랑과 지성의 시인’ 단테의 길을 따라가다 『단테』
  • 송석주 기자
  • 승인 2020.05.21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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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장자는 “글은 뜻을 담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책은 이탈리아 작가 단테 알리기에리(1265~1321)를 품고 있는데, 서문에서 저자는 단테의 생애를 제대로 담지 못한 게 아닐까 염려한다. 괜한 노파심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책에는 단테의 숨결이 느껴질 정도다. 바람 소리가 들리는 언어와 사진과 그 누군가를 향한 절절한 애호는 바로 이런 게 아닐까. 애호가를 바라보는 일은 언제나 기쁘고 즐겁다.

미켈란젤로광장에서 내려다본 피렌체 전경 [사진=박상진]

단테는 1265년 피렌체에서 태어나 1302년 망명길에 오르기 전까지 반평생을 이곳에서 살았다. 당시 피렌체는 새롭게 부상한 시민계급의 주도 아래 경제적 번영을 구가하는 한편으로, 신에 대한 관심 대신 인간에 대한 관심이 새롭게 대두되면서 르네상스 운동의 요람으로 발돋움하고 있었다. 이런 분위기에서 자란 단테를 두고 훗날 프리드리히 엥겔스는 “최후의 중세 시인인 동시에 최초의 근대 시인”이라 불렀고, 영국의 시인이자 비평가 T.S. 엘리엇은 서양의 근대는 단테와 셰익스피어에 의해 나눠진다고 말한 바 있다.<22~23쪽>

피렌체에 있는 단테박물관 [사진=Museo Casa di Dante]

시뇨리아광장에서 우피치미술관으로 통하는 비좁은 골목에 있는 단테의 생가는 현재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단테는 1265년 5월 말 이곳에서 아버지 알리기에로 델리 알리기에리와 어머니 가브리엘라 델리 아바티 사이에서 장남으로 태어났다. 이후 스승 브루네토 라티니에게서 수사학과 시민으로 갖춰야 할 덕성을 배웠고, 평생에 걸쳐 영감의 원천이 된 베아트리체를 만났으며, 청신체파 활동을 통해 새로운 문학 운동을 주도했고, 공적 정의를 추구하며 현실 정치에 뛰어들었다가 추방당했다.<40쪽>

오르비에토대성당의 산브리지오예배당 벽화에 그려진 단테
Dante Alighieri  detail from Luca Signorelli's fresco, Chapel of San Brizio, Orvieto Cathedral [사진=wikimedia _by Georges Jansoone]

망명 초반 단테는 베네치아, 파도바, 루니자나 일대를 전전하며 『속어론』을 썼다. 그는 온갖 잡다한 지방어들 중 피렌체어를 정통 이탈리아어로 정립하고자 했고, 이에 대한 이론적 정당화를 『속어론』에서 시도했다. 그 핵심이 ‘고귀한 속어’라는 용어로 요약된다. 여기에는 더 많은 사람들과의 소통 극대화라는, 지식인으로서의 고민이 배어 있다. 이러한 고민은 그의 또 다른 대표작인 『향연』의 문제의식으로 이어진다.<166쪽>

리구리아의 친퀘테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by Christophe Boisvieux]

단테는 뒤로 높은 산이 병풍처럼 둘러쳐진 리구리아 해안에서 저무는 해를 바라보며 망명객으로서의 회한을 달랬을 것이다. 『신곡』에서 바다 한가운데 자리한 연옥도는 바로 이 해안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리라. 절벽으로 연결된 다섯 개의 해변 마을인 친퀘테레는 그 빼어난 아름다움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198~199쪽>

『단테 내세에서 현세로, 궁극의 구원을 향한 여행』
박상진 지음│아르테(arte) 펴냄│256쪽│18,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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