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엄마와 함께하는 특별한 글쓰기 수업 『우리 아이를 위한 글쓰기 연습』
[책 속 명문장] 엄마와 함께하는 특별한 글쓰기 수업 『우리 아이를 위한 글쓰기 연습』
  • 전진호 기자
  • 승인 2020.05.18 1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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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전진호 기자] 육아지침서는 엄마가 아이를 위해 일관된 기준으로 훈육하고자 만드는 것이므로 누구의 방법도 따를 필요가 없다. 각자 처한 환경, 아이의 성향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그저 참고만 하면 된다. 또한 거창한 문장으로 나열한다면 일종의 다짐 같은 이 지침들은 금방 잊을 수밖에 없다. 최대한 간단하고 확실한 언어로 작성하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의 성향을 정확하게 파악한 후, 본인이 알아보기 쉽고 행동에 옮기기 적절한 선에서 작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29~30쪽>

관찰하고 싶은 대상을 정했다면 관찰일기를 작성하기에 앞서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바로 그 대상의 무엇을 관찰할 것인가를 확실히 정하는 것이다. 막상 관찰을 시작하면 도대체 무엇을 보고자 이 일을 시작했는지 논점이 흐려지는 경우가 많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관찰일기 맨 앞쪽에 관찰을 시작하게 된 동기, 즉 무엇을 관찰할지에 관한 내용을 옮겨두고 본론의 일기로 넘어갈 것을 추천한다. 이는 앞으로 관찰을 하며 가장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할 주요사항이 될 것이다. 그리고 매번 일기를 작성하기 전에 다시 한 번 스스로 정한 내용과 같은 방향으로 탐구가 진행되고 있는지 가장 먼저 확인하고 관찰을 시작한다. <71쪽>

아이가 미디어를 통해 학습하는 것이 본인에게 더 잘 맞다고 스스로 선택하기 전이라면, 종이와 펜으로 무언가를 긋고 그리고 쓰는 것부터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아이가 어릴 때부터 집에 스케치북과 색연필 등을 구비해두었다. 아이는 처음엔 아무것도 없는 하얀 도화지가 어색한지 무언가를 그리려고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하지만 옆에서 아이가 좋아하는 것들을 그려주기도 하고, 아직 글자도 모르지만 사물의 이름을 또박또박 적어주기도 했다. 그랬더니 어느 날인지도 모르게 나를 따라 하고 있더라. <106~107쪽>

직접 글을 써보기 전에는 몰랐다. 때로는 한 줄의 빛나는 명언이 대하소설만큼 긴 글보다 어려울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우리가 흔히 ‘함축적’이라고 말하는 짧은 글에는 긴 글로 풀어 설명할 수 있는 모든 것이 내포되어 있다. 중국 당나라의 시인 사공도(司空圖)는 함축의 특징을 일컬어 “한 글자도 덧붙이지 않았지만 풍류를 다했다.”라고 표현했다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짧은 정형시로 알려진 일본의 ‘하이쿠’ 역시 총 17자밖에 되지 않는 글 속에 인생의 희로애락, 삶과 자연에 대한 깨달음이 담겨 있다. 그러니 이제 짧은 글의 진가를 인정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152~153쪽>

수필, 에세이, 자서전 모두 ‘나’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가 담긴 기록이라는 점에서 비슷하다. 문답을 통해 진정한 자신을 찾았다면 이후의 글쓰기는 하나의 사건이 크게 부각된 ‘긴 일기’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또한 여기서 쓰는 글의 양식은 모든 문학을 통틀어 가장 유연하고 융통성 있는 장르이므로 어떤 형태를 취해도 좋다. 오히려 형식에 구애받지 않기 때문에 내용에 따라 더욱 개성 있고 차별화된 전략을 짤 수도 있다. 가령 편지글, 기행문의 형태를 취할 수도 있고 처음부터 끝까지 일기 형식의 평범한 문체를 유지해도 관계없다. 유명한 구절을 인용하고 그에 대한 짧은 생각을 옮기는 방식으로 시작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러나 자전적인 글쓰기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자신이 직접 부딪히고 느꼈던 경험, 그것을 바탕으로 얻은 자신만의 감정이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197~198쪽>

쉬어 가는 시간을 가질 때는 몸담고 있던 글에서 완전히 빠져나와 전혀 다른 일에 집중해보는 것도 좋다. 예를 들어 ‘동물’을 주제로 글을 쓰고 있었다면 당분간은 동물에 관한 서적도, 그와 비슷한 영상도 멀리하고 다른 주제를 생각해보거나, 그도 아니면 일상의 소소한 일에 몰두해본다. 그동안 쓰고 있던 동물에 관한 내용을 까맣게 잊어버릴 때까지 말이다. 그렇게 완벽히 벗어날 수 있어야만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글을 대할 수 있다. 검토와 수정은 거기에서부터 시작된다. <241쪽>
 

『우리 아이를 위한 글쓰기 연습』
여상미 지음 | 믹스커피 펴냄│284쪽│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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