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사장님을 만나려면 왜 위로 올라가야 할까?’ ‘창가 자리는 왜 항상 인기가 많을까?’ ‘남자들은 왜 나란히 서서 볼 일 보는 것을 싫어할까?’ 이 책은 위와 같은 물음을 던지며 편안하고 안전한 공간을 찾는 사람들의 심리 법칙을 밝힌다.
이뿐만이 아니다. 우리는 주차할 곳을 찾을 때, 엘리베이터에 오를 때, 식당에 들어갈 때 등 어디에 자리를 잡고 타인과 사물로부터 얼마만큼 간격을 둘지 늘 심리적인 시험대에 오른다. 사람들이 이런 고민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은 특정한 공간에서 사람들이 왜 그런 행동을 취하는지, ‘행동과학’과 ‘진화심리학’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그 배경을 설명한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가 어떤 공간을 자기 것으로 만들 때, 그곳은 그저 우연히 선택된 것이 아니며 엄연한 심리학적 원인에 따른 것이라고 말한다.
그중 하나는 바로 ‘안전’에 관한 우리의 본능에 기인한다. 저자는 해수욕장을 예로 드는데, “나중에 파도가 거세게 몰려올 때를 생각하면 바다에 너무 가까워도 안 되고(훗날을 대비하는 당신), 그렇다고 바다에서 너무 멀어지면 아이들이 파도 사이를 넘나들며 노는 모습을 제대로 지켜볼 수 없어 불안하다(후세에 유전자를 전달해줄 자손을 걱정하는 당신)”고 말한다.
이어 “당신의 모습에서는 오로지 생존을 위해 고심하고 투쟁했던 우리 조상들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며 “매일 해변에 놀러 가진 않지만 우리는 날마다 공간심리학적 결정의 순간을 맞는다”고 설명한다. 진화심리학과 행동과학으로 밝힌 50가지 공간 심리 연구 속으로 빠져보자.
『공간의 심리학』
발터 슈미트 지음│문항심 옮김│반니 펴냄│304쪽│1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