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엔 BC를 맛보자”... 필요한 건 ‘헬퍼스 하이’
“5월엔 BC를 맛보자”... 필요한 건 ‘헬퍼스 하이’
  • 서믿음 기자
  • 승인 2020.05.04 1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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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시민들이 봄나들이를 즐기고 있다.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시민들이 봄나들이를 즐기고 있다.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힘겨웠던 일상에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신규 확진자가 한 자릿수(하루 기준)로 줄어들었고, 재택근무에 돌입했던 기업들도 속속 정상화되는 모습이다. 또 그간 온라인으로 수업했던 학교들도 5월 중에 오프라인 수업을 재개한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코로나19는 평온한 일상을 침해받은 모든 이들에게 ‘고난’이었다. 타인을 잠재적 보균자로 여겨 접촉을 피했고, 마스크와 방역용품 구매에 상당한 비용과 노력을 소모해야 했다. 1년 만에 찾아온 봄 손님과 제대로 재회할 수 없었고, 화려하게 핀 봄꽃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기회도 허락되지 않았다. 또 누군가는 수입이 줄어 생계에 극심한 위협을 느끼기도 했다.

그런 코로나19의 국내 (잠정) 종식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BC’(Before Corona/본래 예수 탄생 이전을 뜻하는 말이었으나 최근 새롭게 사용되는 말)로의 회귀가 기대되는 상황. 새롭게 다가오는 5월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코로나19를 통해 그간 간과했던 일상의 소중함을 깨달아서인지 ‘감사함’을 표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마스크 필터를 거치지 않고 들이마시는 공기의 맛, 주변 사람들과의 정다운 교제 등 그간 당연하게 느꼈던 것들의 의미를 재발견하거나 (무급휴직이 풀리거나 끊겼던 손님이 다시 찾아오면서) 일의 기쁨을 새삼 새롭게 느꼈기 때문. “행복을 찾는 이에게 (일시적인) 고난을 맛보게 하라.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일상의 행복을 알게 될 것이다”라는 말처럼 끔찍했던 고난이 일상의 행복을 재발견하게 하는 모습이다.

“어제 죽어간 이가 그토록 살고 싶어하던 내일”(조창인 『가시고기』 中)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은 다가온 5월을 어떻게 즐기고 누려야 할까? 사실 별것 없다. 그냥 회복되는 일상을 달콤하게 즐기면 된다. 다만 그 달콤함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는데, 역설적으로 그 기쁨은 나눌수록 배가 된다. 책 『회복력』의 저자인 예일대 정신건강의학과 스티븐 사우스윅 교수가 “단순히 나 자신에게만 집중하는 상태에서 벗어나 나보다 더 큰 무언가에서 삶의 의미와 목적을 찾는 것도 (삶을 즐기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그 나눔이 꼭 거창할 필요는 없다. 주변에 따뜻한 말을 전하거나 사회적 가치가 담긴 곳에 시간과 물질을 기부하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코로나19로 심각한 타격을 입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 소비 운동에 동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를테면 정부와 지자체가 지급한 재난지원금(재난기본소득)을 도움이 필요한 곳에 소비하거나 기부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이런 이타적인 나눔을 ‘헬퍼스 하이’(Helper’s high)라고 하는데 이는 음식을 먹거나 성관계를 할 때와 똑같은 뇌 자극을 일으킨다. 자원봉사를 할 때 뭔가 뿌듯한 느낌이 드는 것과 비슷한 개념인데, 그 원인에 관해 전문가들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적게 배출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헬퍼스 하이’는 미국 내과의사 앨런 룩스가 『선행의 치유력』에서 처음 언급한 용어로, 대부분의 사람이 남을 돕는 과정에서 신체적/정서적으로 포만감을 느끼고 이런 느낌이 몇 주간 신체에 긍정적 변화를 일으킨다는 개념이다. 『기브 앤 테이크』의 저자인 애덤 그랜트 역시 “나눔이야말로 좋은 항불안제 중 하나입니다. 타인을 위해 시간을 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해요. 돈이 많이 드는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베푸는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는 ‘윈윈’이죠”라고 말한 바 있다.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서 리정혁(현빈)은 윤세리(손예진)에게 보낸 편지에서 “그 계절에 피는 꽃을 보고 그 절기에 맞는 음식을 먹으며 당신이 일상 속에서 찾을 수 있고 찾아야 할 작은 행복들을 누리길 바라오”라고 말했다.

BC 상태에 발을 내디딘 5월. 일상 속 작은 나눔을 통해 큰 행복을 누려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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