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코로나19 대구 시민의 기록  
[리뷰] 코로나19 대구 시민의 기록  
  • 서믿음 기자
  • 승인 2020.05.01 09:3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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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어느 날 불어닥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위력은 그야말로 대단했다. 중국의 일로만 여겼던 것이, 주변국으로 번지더니, 이제는 전 세계적으로 퍼져 숱한 목숨을 앗아갔다. 국내에서는 특히 대구의 피해가 컸는데, 지난 2월 18일 대구에 거주하는 신천지 신도인 31번 환자 출현을 기점으로 하루 확진자 수가 세자리수로 증가했고 그렇게 대구는 위기와 마주했다. 

혼란의 대구. 그 안에서 불안에 떨어야 했던 사람들의 삶은 어떠했을까? 이 책은 각기 다른 분야에서 일하는 51명의 생생한 경험을 전한다. 

먼저 코로나19 여파는 출판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사람들이 외출을 꺼리고 소비를 하지 않으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본래 연초는 신학기 대목 시즌이지만, 학교가 무기한 휴학에 들어가면서 서점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했던 참고서나 문제집조차 팔리지 않았다. 대전의 한일서적 박상욱 대표는 "자기계발서나 취미서적, 수필, 여행서는 전혀 움직이지 않았고 서점 매출은 눈에 띄게 떨어졌다. 서점도 몇 시간이라도 단축근무를 시행하게 됐고 코로나19로 인한 불안증세로 병원 진료를 받는 직원도 생겼다"며 "(신간 소개와 매장 내 재고 점검 등을 위해) 서울과 파주를 오가는 출판사의 영업인들도 2월과 3월 두 달이 지나는 동안 단 한명도 내려오지 않았다"고 전한다. 

상황은 인쇄업계도 마찬가지. 물량 부족에 따른 극심한 가격 경쟁으로 한때 중국 남산동 인쇄골목에는 2,000여 개 업체가 있었으나 이제는 수백개로 줄어든 상황에서 코로나19까지 겹쳐 "고사할 지경"에 이른 것. 이강석 월드인쇄 대표는 "(본래 2월은) 매출이 급격히 상승해야 하는데 급격히 하락하기 시작했다"며 "인쇄골목을 걸으니 사람도 보이지 않고 기계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정옥 소설가는 소설 형식을 빌려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들의 상황을 그렸다. "감염 방지복을 착용하고 가족대표로 입원실에 들어갔다" "숨진 노인들은 장례절차도 없이 곧장 화장터로 실려 갔다. 감염 방지를 위해 시신을 깨끗하게 닦아서 방부처리르 하고는 밀봉해서 화장터로 이송하면 끝이다. 화장터에서도 가까이 가지 못하게 했다"는 내용. 

코로나19에 일상을 빼앗긴 51명 이야기가 자칫 무겁게만 느껴질 수 있지만, 그렇다고 절망만을 얘기하지 않는다. "코로나19 사태로 우리 사회도 좀 더 성숙해져서 다 함꼐 행복해지는 사회가 꼭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언젠가는 끝날 것을 믿고 있기에 우리는 오늘이 아닌 내일을 생각하고 미래를 계획하고 꿈꿔야 (한다)"는 다짐 등이 이어진다. 

본 책을 출간한 학이사의 신중현 대표는 "지역 출판사가 지역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을 고민하다가 (시민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 출판을) 결정했다. 이 일만은 지역 출판사가 할 수 있고 지역 출판사가 해야 할 소명이라 여겨 이 책을 기획했다"며 "이 책의 수익금은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위해 모두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때에도 희망을 가졌네』
신중현 (엮음) 지음 | 학이사 펴냄│288쪽│1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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