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의 날… 직장 내 ‘차별’과 ‘혐오’의 문제를 생각하다
근로자의 날… 직장 내 ‘차별’과 ‘혐오’의 문제를 생각하다
  • 송석주 기자
  • 승인 2020.05.01 0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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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오늘은 근로자의 날이다. ‘근로자의 날 제정에 관한 법률’에는 “5월 1일을 근로자의 날로 하고, 이날을 「근로기준법」에 따른 유급휴일(有給休日)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근로자의 날을 맞아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등 우리 사회의 약자·소수자로 분류되는 사람들이 처한 ‘노동 현실’이 어떤지 책을 통해 알아봤다.

“폴란드에서는 남성이 1달러를 벌 때 여성은 91센트를 법니다. 이스라엘에서는 81센트를 벌죠. 한국 여성들은 겨우 65센트를 받습니다.” - 넷플릭스 다큐 <세계를 설명하다>, “왜 여성은 더 적게 받는가”, 책 『출근길의 주문』 中

책 『출근길의 주문』의 저자 이다혜는 “한국은 여성과 남성 간의 임금격차가 큰 사례로 언제나 거론된다. 여성이라고 해서 물건값을 깎아주는 것도 아닌데 왜 임금은 적게 받는가?”라며 “여성은 보조자의 역할이 아니라 동등한 기회를 원하고, 그에 따른 동등한 임금을 원한다”고 말한다.

이어 “아이가 있는 여성은 남편처럼 풀타임으로 일해도 육아와 가사에 할애하는 시간이 남편보다 주당 9시간이 더 많다”며 “1년이면 풀타임 직장을 3개월 더 다니는 것과 같으며, 이것이 임금 격차의 핵심”이라고 지적한다. 저자의 말처럼 한국 여성들의 ‘일과 삶의 균형’은 남성의 그것에 비해 심각하게 기울어져 있다.

책 『퀴어는 당신 옆에서 일하고 있다』의 저자 희정은 직장 내 부실한 ‘성평등 교육’을 지적한다. 그는 “성평등 교육은 1년에 1회 형식적으로 이수하는 억지 놀음으로 전락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한편으로 공적 영역에서 가시화된 차별을 줄이는 효과를 냈다”며 “그러나 정부조차 이들의 존재를 인정하길 꺼리는 현실에서 성소수자 인권 교육은 먼 이야기”라고 꼬집는다.

이어 저자는 직장 구성원들의 ‘차별과 평등에 대한 감수성’이 전제될 때에만 소수자들이 상처받지 않고 일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신체장애인이 일하는 공간에 정신장애인도, 질환자도 일할 수 있고 퀴어도 일할 수 있다. 다양성의 측면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몸과 일한다는 것은 속도, 능률, 효용 등을 기존 체제와는 전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기대해야 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비하와 언어·신체적 폭력만 차별이고 괴롭힘이 아니다. 일괄적인 잣대를 모든 존재에게 들이대는 것이 차별”이라며 “이 사회에서는 나이 듦조차 장애가 된다.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으니까. 효율성 없는 몸으로 취급된다. 타인에게 던진 차별은 결국 (나이 들어가는) 나에게도 돌아온다”고 설명한다.

책 『사람, 장소, 환대』의 저자 김현경은 “우리는 노동자나 자본가로서, 혹은 소비자나 생산자로서 시장에서 만난다. 우리의 관계는 계약적이다. 계약의 이름으로 우리의 불평등은 정당화된다. 다른 한편 우리는 사람으로서 연결돼 있다. 사람으로서 우리는 서로 평등하다. 계약관계의 기초에는 사람으로서의 평등이 있다”고 말한다.

이어 “현대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람들은 형식적으로 평등하지만, 실질적으로 불평등하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물어야 한다”며 “경제 질서 속에서의 우리의 위치가 과연 사회관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이 모든 논의를 관통하는 핵심은 결국 ‘인권 감수성’에 관한 문제로 수렴한다. 차별은 가시적인 폭력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우리가 부지불식(不知不識)간에 내뱉는 차별과 혐오의 언어가 일터에서 그저 열심히 일하고자 하는 ‘그들’의 마음을 상처 입힌다. 근로자의 날을 맞아 소수자들에게 위해를 가하는, ‘보편’이라는 이름을 가진 거대한 폭력의 문제를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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