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경쟁·갈등·불안한 현대인… 33일간 '철학' 복용하세요 
[리뷰] 경쟁·갈등·불안한 현대인… 33일간 '철학' 복용하세요 
  • 서믿음 기자
  • 승인 2020.04.28 16: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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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자주 철학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하라."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에 나오는 말이자, 이 책의 제목이다. 철학이 휴식처가 될 수 있다는 말로, 크게 와닿지 않을 수 있지만. 실제로 수많은 철학자들은 철학을 삶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삶의 기술"로 여겨왔다. 영국 철학자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은 "철학을 공부해서 일상생활의 중요한 문제들에 대한 당신의 사고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그런 공부가 무슨 소용이겠는가?"라고 했고, 고대 그리스 철학자 에피쿠로스는 "철학이 영혼의 질병을 몰아내지 않는다면 아무 쓸모가 없다"고 말했다. 피곤에 찌들어 웬만해선 회복을 경험하지 못하는 현대인에게 철학이 치유를 전할 수 있을까?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개 이미 세상을 떠난 철학자들이지만 그들의 가르침은 바쁜 현실에 치이는 현대인들에게 적용되기에 무리가 없다. 먼저 치솟는 감정. 세상살이가 점점 각박해지다보니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는 경우가 늘어가는 모습이다. 이런 경우 지닌 힘의 정도에 따라 자신보다 약한 사람에게 '갑질'을 하기 마련인데, 로마 제국 하드리아누스 황제 역시 그런 사람이었다. 대수롭지 않은 일에 노예의 눈을 바늘로 파내라고 명령하는 사람. 이후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고 노예에게 원하는 모든 것을 들어주겠다고 하지만 "제 눈을 원래대로 되돌려 달라"는 노예의 청을 들어주지 못한다. 이렇게 분노를 참지 못해 후회할 일을 저지르는 사람들에게 저자는 어떤 철학의 답변을 전할까? 저자는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에 나오는 문구를 전한다. 

잘못을 저지른 자 역시 나와 같은 인간임을 명심하라. 그는 단지 무지한 탓에 일을 벌였을 뿐이다. 그들도 나와 마찬가지로 머지않아 죽게 될 운명이다. 이를 깨닫는 순간 깊은 애정이 마음에서부터 우러나와 사랑을 베풀 것이다. 굳건하게 이성적으로 처신한다면, 그들은 당신의 마음을 상하게 할 수는 있어도 그대를 더 나쁘게 만들지는 못한다. 

공평하지 않은 세상에 분노하며 욕망에 사로잡히는 자신을 발견할 때, 철학은 어떤 조언을 건넬까? 저자는 호퍼의 말을 인용해 영혼 다이어트를 권한다. 

이런저런 것만 있으면 행복하리라는 믿음은 불행한 까닭이 자신에게 있음을 잊게 만든다. 커다랗게 자라는 욕망은 자신이 가치 없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억누른다. 또 호퍼는 "희망은 자기를 속일 때만 샘솟는다. 그러나 용기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을 때 생긴다. (중략) 최고의 인간은 희망이 사라졌을 때도 가슴에서 용기가 샘솟는다"고 말한다. 

저자는 고대부터 "삶의 기술"로 여겨졌던 철학을 통해 삶의 처방을 내리며 짧고 간명한 문체로 33일간의 철학 여행을 제안한다. 부담스럽지 않은 하루 독서량을 통해 나름의 치유와 회복, 마음의 안식을 전하는 책이다. 

『철학으로 휴식하라』
안광복 지음 | 사계절 펴냄│240쪽│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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