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을 사는 사람이 있다. 지금을 사는 사람에게 과거는 그저 지나간 일이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일일 뿐이다. 무심하고 무감하다. 때에 따라 대책 없는 사람처럼 보이기도 한다. 근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러한 태도가 삶을 구원한다. 저자는 ‘지금’이라는 시간을 치열하게 유영하며 매순간 자신의 삶을 구원할 줄 아는 지혜로움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 작가는 ‘작은 것’을 음미할 줄 안다. 일상의 조그마한 것들에 시선을 돌린다. 깊고, 천천히, 여유가 되면 언제라도 다시. 뚜렷한 성공도, 그렇다고 처절한 실패담도 아닌 이 책이 독자의 마음을 가져가는 이유는 뭘까. 그것은 아마도 글자에 언뜻거리는, 수수하지만 남루하지 않은 풍경이 ‘진짜 지금’으로 형상화되기 때문일 것이다. 독자 역시 작가를 응원하고 위로하게 만드는 책.
■ 전세도 1년밖에 안 남았고
김국시 지음│한겨레출판 펴냄│188쪽│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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