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책 대출 늘어난 만큼 실제로 읽었을까?... “어~ 생각보다 재미있네”
‘코로나19’ 책 대출 늘어난 만큼 실제로 읽었을까?... “어~ 생각보다 재미있네”
  • 서믿음 기자
  • 승인 2020.04.23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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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출판가에 상반된 모습을 만들어 내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람들이 외출을 꺼리게 되면서 오프라인 서점 매출이 급감한 반면, (전자)책 대여 비율은 오히려 높아졌기 때문이다. 다만 책을 대여(구매)한 것과 실제 읽는 것 사이에 거리가 있어, 독서 습관으로 이어지게 하기 위해서는 묘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가 미덕으로 여겨지면서 집안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난 탓에 전자책 대여량이 크게 늘었다. 특히 무료로 이용 가능한 지방자치단체의 전자도서관 이용량이 급증했는데, 서울시도서관의 경우 지난 3월에만 누적 이용자 수 1만여명을 기록했다. 이는 평년 한해 이용자 수(지난해 1만4,000여명)에 달하는 수치로 지난달 16일부터 온라인 회원증(기존에는 방문 신청받아) 발급을 시작한 것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대출 권수는 1만7,000권으로 지난해 3월(9,000권)보다 두 배 가량 증가했다.

강남구청 전자도서관의 대출 권수 역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달 강남구청 전자도서관의 대출 수량은 총 2만3,387권으로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만3,335권)보다 1만권(75%) 이상 증가한 수치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무인 도서 대출기기 이용도 크게 늘었다. 서울시 성북구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관내 열두 곳에 비치된 무인 대출의 이용량은 하루 평균 780여 권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360여 권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월정액 전자책 플랫폼 밀리의 서재에서도 증가세가 감지된다. 밀리의 서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여파가 거의 없던 1월과 비교했을 때, 3월 ‘DAU’(Daily Acrive Users/일일 활성 이용자수) 수치가 28% (2월과 비교할 경우 23%) 증가했다”고 밝혔다. 유/무료를 막론하고 전자책 콘텐츠 이용량이 크게 늘어난 모습이다.

도서 이용률이 높아진 건 고무적인 일이지만, 책의 대여가 실제적인 독서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영화 평론가 이동진이 책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에서 말했듯 “책을 사는 것, 서문만 읽는 것, 부분 부분만 찾아 읽는 것, 그 모든 것이 독서”이지만, 실제로는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해 독서를 게을리하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직장인 장덕수(35)씨는 “매번 굳은 마음을 먹고 책을 빌리지만, 꾸준히 읽는 경우는 드물다. 처음 몇 장을 읽고 나서 차일피일 독서를 미루다가 대출기한이 다 돼 반납할 때가 많다”며 “독서의 중요성을 알고 또 마음의 원함이 있지만, 독서보다 재밌는 것들이 많아 유혹을 이겨내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한다.

그렇다면 책을 대여하는 행위가 실제 독서로 이어지게 하기 위한 묘안은 없을까? 굳은 의지만 한 것이 없지만, 마음 다잡기가 힘들다면 독서 흥미를 유발하는 환경 조성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를테면 독서보다 흥미롭게 느껴지는 것들의 이용 시간을 제한한 후 설거지, 청소 등 상대적으로 귀찮게 느껴지는 일과 독서를 선택지에 놓는 식의 방법 등으로 독서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드는 것. 이는 평소에는 재미없게 느껴지던 것이 시험 기간만 되면 몹시 흥미 있게 느껴지는 것과 유사한 원리로, 독서를 즐길 수 있는 묘안 중 하나로 여겨진다.

이런 방법은 아이들에게 책을 읽히는 데도 요긴하게 사용될 수 있다. ‘재미’는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독서보다 재밌는 콘텐츠를 배제한 상황에서 아이 스스로 독서를 선택하게 하면 재미있는 책 읽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사전에 약속한 핸드폰 이용 시간이 끝나면 공부나, 방 정리 등 독서보다 재미없게 느껴지는 것과 독서 중 마음에 드는 걸 선택하게 하는 식. “책 00분 읽으면 핸드폰 보게 해줄게”처럼 독서를 ‘단맛’ 이전의 ‘쓴맛’으로 인식시키는 것보다 그 재미를 오롯이 느끼게 하는 편이 훨씬 효과가 크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독서 교육전문가 최승필은 책 『공부머리 독서법』에서 “(독서의 참맛을 알기 위해서는) 책은 ‘지루하고, 골치 아프고, 따분한 것’이라는 생각을 무너뜨려 거부감 없이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한다. 아이 스스로 ‘어, 생각보다 재미있네!’하고 느끼게 만드는 게 핵심”이라며 “아이가 책 읽기의 재미를 느끼지 못하면 책상 앞에 앉혀놓을 수는 있을지언정 책을 읽게 만들 수는 없다. 핵심은 ‘지식’이 아니라 ‘재미’”라고 말한다.

“호랑이 없는 골에 토끼가 왕 노릇한다”는 옛말처럼 자극적인 콘텐츠가 없는 상황은 책의 재미를 온전하게 느낄 좋은 환경이다. 재미없다고 느껴지는 책이 시험 기간마다 꿀처럼 달게 느껴지는 건 결국 마음의 문제다. 나태주 시인은 시 「풀꽃」에서 “자세히 보아야 / 예쁘다 / 오래 보아야 / 사랑스럽다 / 너도 그렇다”고 했는데, 책도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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