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교실』은 ‘상실’에 관한 책이다. 돌이켜보면 김규아 작가는 늘 ‘상실’을 골몰했다. 전작 『연필의 고향』에서는 작은 사물의 ‘사라짐’을 다뤘고, 이번 책에서는 거대한 ‘상실’을 이야기 한다. 정확히 말하면 잃어버린 것을 되찾는 이야기가 아닌, 잃어 가는 중에도 인생의 의미와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여정의 이야기이다. 책의 주인공 정우는 시력이 나빠져 병원을 찾는데, 평생 눈이 안 보일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듣는다. 작가는 ‘끝없는 밤’ 앞에 선 정우의 요동치는 불안을 차근차근 섬세하게 담아냈다. 책에 담긴 그림 또한 주목할 만한데, 색연필과 물감으로 공들여 그린 그림은 책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마침맞게 조응한다.
■ 밤의 교실
김규아 지음│샘터 펴냄│200쪽│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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