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사건이나 이야기 없이 툭툭 나오는 질문과 답변 속에서 유머와 철학이 돋보이는 고미 타로 식 그림책이다. 책 속에는 고미 타로 특유의 위트가 가득한데, 이를테면 '텔레비전, 무얼 보고 있니?' '나를 보고 있는 사람' '사자, 원하는 게 뭐니?' '고기! 무조건 고기! 고기! 고기! 고기!' '접시, 뭘 기다려? 음식? 설마!' 식이다. 간결하고 독특한 캐릭터, 화려한 색감으로 채워 넣는 식의 반복되는 패턴 속에서 고정 관념을 허무는 발상의 전환이 돋보인다. 원서에는 명사와 조사를 분리하는 낯선 배치가 눈에 띄는데, 번역본에서도 원서 느낌을 최대한 살려냈다.
■ 살인자의 쇼핑몰
고미 타로 글·그림 | 황진희 옮김 | 시공주니어 펴냄│40쪽│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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