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널 콘텐츠’, 넷플릭스에만 있다?... 출판가에도 있다!
‘오리지널 콘텐츠’, 넷플릭스에만 있다?... 출판가에도 있다!
  • 서믿음 기자
  • 승인 2020.04.16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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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읽을거리 볼거리가 무궁무진한 콘텐츠 홍수의 시대다. 이제 엔간한 콘텐츠로는 대중의 관심을 끌기 어려울 정도. 이런 콘텐츠 홍수 속에서 특색을 지닌 ‘오리지널 콘텐츠’가 주목받고 있다.

오리지널 콘텐츠의 가치는 독점적 희소성이다. 여기서도 볼 수 있고, 저기서도 볼 수 있는 보편적인 콘텐츠가 아니라 특정 플랫폼에서만 볼 수 있는 독점적 가치를 지녀 고객을 잡아둘 수 있어야 한다. 최근에는 콘텐츠의 다양성만큼이나 독점적 가치가 중시되는데, 실제로 KT그룹이 발표한 「2020 인터넷 이용자 조사」(2,000명 대상)에 따르면 유료 동영상 서비스를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콘텐츠의 다양성(49.0%)’과 ‘서비스별 독점 콘텐츠 제공(43.6%)’으로 조사됐다.

[사진=넷플릭스]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가 세계 유료 가입자 1억6,700만명(2020년 1월 기준)을 기록하며 유료 동영상 콘텐츠(OTT) 플랫폼 시장에서 세계 1위를 지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단순히 시중에 존재하는 영화를 모아 제공하는 수준이 아니라, 넷플릭스가 제작해 넷플릭스에서만 볼 수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 SK브로드밴드에서 OTT 제작업무를 담당했던 노가영씨는 책 『콘텐츠가 전부다』에서 “하나의 콘텐츠가 사업을 흔들거나 서비스의 정체성과 경쟁력을 대변할 만큼의 영향력으로 시장에서 담론화되는 경우에, 이런 콘텐츠를 ‘스쿠프Scoop(특종) 콘텐츠’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라며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콘텐츠는 전체 비중의 8%에 불과하지만, 시청 시간으로는 전체의 37% 비중을 차지(2018년 12월 기준)하는 쏠림 현상에서도 역시, 소수인 스쿠프 콘텐츠의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한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2017), 한국형 좀비물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을 받는 <킹덤>(2019) 등이 대표적인 사례.

[사진=밀리의 서재]
[사진=밀리의 서재]

오리지널 콘텐츠의 모습은 출판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월정액 독서 플랫폼 ‘밀리의 서재’는 책 내용을 유명인의 입을 통해 전해 듣는 ‘오디오북’과 책 내용을 대화체로 각색한 ‘챗북’ 등을 통해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또 시중에 정식 출간되기 전, 신간을 밀리의 서재에서 먼저 선보이기도 하는데, 지난 2월에는 김영하 작가의 신작 『작별 인사』를 선 출간했고 지난 10일에는 열아홉개 국가에 판권이 팔린 제임스 들라지의 스릴러 소설 『살인번호:55』를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밀리의 서재 관계자는 “밀리의 서재는 ‘밀리 오리지널’ 콘텐츠를 통해 OTT의 전유물로 인식되던 오리지널 콘텐츠를 독서 분야로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다양한 오리지널 독서 콘텐츠 확보에 더욱 힘을 기울이겠다”고 전했다.

[사진=리디셀렉트]
[사진=리디셀렉트]

‘리디북스’가 운영하는 월정액 독서 플랫폼 ‘리디셀렉트’는 최근 오리지널 콘텐츠 ‘아티클’을 선보였다. 아티클은 <뉴욕타임스> <파이낸셜 타임스> <이코노미스트> 등 외신 매체의 기사를 번역해 소개하고,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북튜버 김겨울, 이다혜 <씨네21> 기자 등 출판계 명사의 칼럼을 연재하며 색다른 읽을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리디셀렉트 관계자는 “이용자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의 글을 보기 위해 리디셀렉트를 찾는 경우가 많고, 무제한 도서를 이용하기 위해 셀렉트를 찾았다가 아티클을 열독하는 분들도 많으신 것 같다”며 “앞으로도 리디셀렉트에 다양한 양질의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예스24]
'아무튼' 시리즈 도서. [사진=예스24]

또한 ‘위고’ ‘제철’ ‘코난북스’ 출판사가 ‘아무튼’ 시리즈 책을 통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어가고 있다. 비록 구독 형태는 아니지만 구독에 버금가는 팬덤을 만들어 가고 있다. 현재 세 출판사가 번갈아 가며 특정 주제에 관한 책을 출간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아무튼, 술』 『아무튼, 외국어』 『아무튼, 비건』 『아무튼, 요가』 『아무튼, 문구』 『아무튼, 발레』 『아무튼, 떡볶이』 『아무튼, 쇼핑』 『아무튼, 방콕』 등의 도서가 출간돼 주목받았다. ‘아무튼’ 시리즈의 애독자 김형민(34)씨는 “본래 책이라는 건 그 자체로 일정 부분 독창성을 띠지만, ‘아무튼’ 시리즈는 보편적 주제를 통찰력 있게 풀어내면서 공감을 자아낸다”며 “내 주변에선 ‘특정 분야에 대한 통찰력 깃든 에세이를 보려면 ‘아무튼’ 시리즈를 봐야한다’는 나름의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진=유유출판사]
[사진=유유출판사]

‘아무튼’ 시리즈가 에세이 형태의 오리지널 콘텐츠였다면 ‘유유출판사’의 책들은 ‘~하는 법’(땅콩문고)에 관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공한다. 유유출판사는 지금까지 『어휘 늘리는 법』 『책 먹는 법』 『서평 쓰는 법』 『출판사에서 내 책 내는 법』 『도서관 여행하는 법』 『유튜브로 책 권하는 법』 『번역가 되는 법』 등의 도서로 애독자를 늘리고 있다.

[사진=민음사]
[사진=민음사]

‘민음사’는 ‘쏜살문고’를 통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쏜살문고는 고전 단편을 휴대하기 쉽게 손바닥 크기로 만든 문고판으로, 그중 일부 작품은 대형/인터넷 서점을 제외하고 동네서점에서만 판매하고 있다. 여름에는 물이 묻어도 젖지 않는 워터프루프 북을 선보이기도 하는데, 다른 곳에서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민음사와 동네서점의 오리지널 콘텐츠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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