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스마트폰이 세상에 나온 지 불과 십여 년이 지났지만, 우리내 삶은 놀라울 정도로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정보 유통과 커뮤니케이션은 거의 실시간으로 전개되고, 일상의 많은 불편이 스마트폰으로 해결되고 있다. 책도, 영상도, 뉴스도 스마트폰 하나면 해결되고, 물리적 제한이 사라진 탓에 '혼자'여도 '함께'인 듯한 느낌을 얻을 수 있게 됐다. 스마트폰을 신체 일부처럼 사용하는 인류인 '포노 사피엔스'의 등장이다.
다만 독일 뇌 과학 권위자인 저자는 스마트폰의 폐해를 심각하게 우려한다. 전염병에 빗대 표현하기도 하는데, 운동 부족, 잘못된 자세, 근시, 수면 장애, 지능 지수 하락, 사고 증가, 불안, 주의력 장애, 우울증, 디지털 치매, 고립공포감 등 여러 정신적/육체적 피해 세계적으로 만연하다고 주장한다. 단순 검색에 익숙해져 깊은 사고를 어려워하게 되고, 가짜뉴스에 노출돼 민주주의의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
특히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이 큰 해악으로 작용한다고 주장한다. 잦은 스마트폰 사용으로 발생하는 근시를 포함해, 교육보다는 소셜 미디어와, 동영상, 게임등에 스마트폰이 더 많이 사용된다는 것. 그는 영국에서는 학교 내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금기하자 성적 하위 20% 학생들의 성적이 눈에 띄게 향상됐고, 오스트레일리아는 30억 달러를 투자해 학생들을 위한 노트북을 구비했지만, 국제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중위권으로 밀려났다고 주장한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인간은 더 행복해졌을까? 더 많은 편리를 누리고 있지만, 어쩌면 더 삭막해지고, 효율만을 추구하고 있지는 않을까.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가 "질문을 잊고 인터넷을 헤매고 다닌다면, 유튜브에서 개나 고양이 동영상만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듯, 정보의 홍수 속에서 옳고 그름을 분간하는 능력을 상실하지는 않았을까. 이모티콘과 'ㅋㅋㅋ' '^^' 등의 부호로 감정을 드러내보지만 오히려 눈을 마주치며 하는 진정한 공감의 미덕은 잃어버린 것이 아닐까?
스마트폰으로 많은 걸 할 수 있게 됐으나, 어쩌면 스마트폰이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된 '노모포비아'(Nomophobia/노 모바일 폰 포비아'의 줄임말로 스마트폰이 없을 때 극심한 초조감이나 불안감을 느끼는 증상을 뜻함)에게 무거운 경고의 메시지를 전하는 책이다.
『노모포비아 스마트폰이 없는 공포』
만프레드 슈피처 지음 | 박종대 옮김 | 더난출판 펴냄│340쪽│1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