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주의라서, 스마트폰 때문에’... 책 못 읽을 이유는 없다
‘완벽주의라서, 스마트폰 때문에’... 책 못 읽을 이유는 없다
  • 서믿음 기자
  • 승인 2020.04.08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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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책을 읽으면 지식을 얻을 수 있고, 지식이 쌓이면 지혜가 생기고, 지혜가 생기면 성공한 인생을 영위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런 이유에서 대다수 사람은 독서의 중요성을 인지하지만, 정작 꾸준히 책을 읽는 사람은 많지 않다. 때때로 마음을 다잡고 책을 집어 보기도 하지만, 뇌와 몸의 거센 저항에 부딪혀 좌절하기 일쑤다. “조금 이따가 읽어야지” “자기 전에 읽어야지” “내일부터 읽어야지”라는 생각과 함께.

김영민(24)씨는 책을 읽으려 할 때마다 알 수 없는 불안감에 휩싸인다. 시간을 정해놓고 읽으면 된다고 마음을 다잡아보지만, 그 시간을 견디기가 쉽지 않다. 그는 “책을 읽을 때면 내용을 완벽하게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에 빠진다. 또 최단 시간에 최고 효율을 내야 한다는 생각이 부담으로 작용한다. 차라리 시작을 안 하는 게 마음이 편하다”고 말한다. 책 내용을 남김없이 흡수해야 한다는 완벽주의 성향이 독서를 방해하는 장애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완벽주의가 무기력을 낳을 수 있다고 충고한다. 완벽주의 기준에 맞추려면 자신을 매섭게 몰아붙이는 고통을 겪어야 하고, 그럼에도 기준에 부합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지만, 아예 시작하지 않으면 ‘아직 실패하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박경숙 인지심리학자는 책 『문제는 무기력이다』에서 “일반적으로 완벽주의자가 강박증의 특징을 지니고 있어 무기력에 잘 빠진다. 완벽주의자는 흠이 없는 완성품만 보려는 경향이 있어서 이들에게 하지 않은 일은 실수이자 결점이 된다. 완벽주의자는 100%를 추구하므로 5%가 부족한 95%는 하지 않은 일이 된다. 완벽주의자는 5% 한 것과 5% 하지 않은 것을 별로 다르게 여기지 않는다”라고 말한 바 있다. 완벽주의자들에게 책 내용을 완전히 장악하지 않는 독서는 안 읽은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말이다.

그럼 이런 완벽주의 성향의 사람들은 어떻게 책을 읽어야 할까? 답은 간단하다. 목표치를 낮추면 된다. ‘책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하겠다’가 아니라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분량을 읽는 것으로 목표를 바꾸면 된다. 미 해군 대장 윌리엄 맥레이븐이 “(성공적인 하루를 위해서는 아침에 일어나) 이불부터 개라”고 연설했던 것처럼 작은 목표 달성을 통해 성취감을 느끼면 된다. 다만 완벽주의자에게 이런 기준 조절이 쉽지만은 않다. 독서 시간과 분량을 넓게 잡고 욕심내기 쉽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는 ‘뽀모도로 테크닉’을 적용하는 것이 좋다. 타이머를 맞춰놓고 일정 시간 집중한 뒤 알람이 울리면 쉬고 다시 집중하는 방식인데, 처음에는 15분 독서, 5분 휴식에서 점차 50분 독서 15분 휴식으로 바꿔가면서 자신에게 맞는 비율을 찾으면 된다. ‘인생이 망할 것 같은 극단의 게으름’을 경험한 지이 작가는 책 『진짜 게으른 사람이 쓴 게으름 탈출법』에서 “공부할 때뿐만 아니라 업무, 집안일을 할 때도 뽀모도로 테크닉은 정말 추천하고 싶다. 타이머가 울리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딱 하나에만 집중할 수 있는 효과가 굉장히 컸다”며 “‘타이머가 울릴 때까지만 하자’라는 명확한 기준점이 있고, 그 시간이 제가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집중력이 높아졌다. 이걸 실행하기 전까지는 언제 쉬어야 하지 전전긍긍 계속 시간을 확인하며 계산했다”고 말한다. 욕심으로 독서를 한없이 지속하다 흥미를 잃지 말고 시간을 정해, 작은 성취와 휴식을 취하면서 독서를 이어가라는 조언이다.

완벽주의가 아니더라도 스마트폰 등의 유혹에 빠져 독서에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에는 스마트폰 사용 차단 도구(스마트폰 사용 제한 앱이나 제품)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 지이 작가는 먼저 무료 앱인 ‘넌 얼마나 쓰니’를 추천한다. ‘넌 얼마나 쓰니’는 시간대/앱별로 사용을 차단해 좀 더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게 하지만, 유료앱보다 차단력이 떨어져 의지가 약한 사람에게는 효과가 높지 않을 수 있다. 그럴 때는 유료앱인 ‘엑스키퍼’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유료앱인 만큼 시간대/앱/사이트별로 강력한 차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리적 차단을 원한다면 ‘키친세이프’를 사용하면 된다. 스마트폰을 넣고 잠그는 물리적 도구인데, Amazon 등 해외사이트에서 구매해야 하고 6만원(배송비 1만원 추가)에 2~3주의 배송기간이 필요하지만, 스마트폰을 부수지 않고는 빼낼 수 없을 정도로 확실한 차단력을 지닌다. 스마트폰을 못 해 컴퓨터에 손이 간다면 ‘열공백배’(유료앱) 사용을 병행할 필요도 있다. 지이는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는 자발적인 의지만으론 역부족이다. 타인의 도움을 구하라. 혹은 타인의 도움이 불가능하다면 스마트폰의 콘텐츠, 기기를 차단하는 등 강제적인 환경의 변화가 있어야만 한다”고 강조한다.

때로는 너무 많은 정보를 흡수하려는 욕심이 독서의 방해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하루 10시간 독서하고 흥미를 잃어 10일을 쉬는 것보다 하루 1시간 독서로 10일을 지속하는 편이 장기적인 독서 면에서 더 낫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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