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결함 속에 날카로운 문제의식을 담아내 인간의 이중성을 꼬집는 그림책. 책 안에 그려진 그림들에는 일상의 모든 모습에서 동물과 인간의 역할이 바뀌어있다. 가령 개가 인간에게 목줄을 씌우고 산책을 시킨다. 그림 옆에 적힌 글은 “산책-여유를 즐기며 천천히 걷는 일. 일행이 앞서 나갈 경우 줄을 잡아당겨 거리를 조절한다.” 다음 장에는 인간을 사냥하는 토끼의 모습이 등장하며 “사냥-옛날에는 고기를 얻기 위한 생계 활동이었으나 지금은 단순히 재미를 위한 놀이”라는 글이 적혀있다. 그리고 마지막 장에는 “성찰-자신의 마음을 돌아보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시간”이라는 글 옆으로 거울을 바라보는 인간의 모습이 개로 나타난다. 인간과 동물의 평화롭고 아름다운 공존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뼈를 때리는 위트가 있는 그림책이다.
■ 이상한 나라의 그림 사전
권정민 지음│문학과지성사 펴냄│40쪽│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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