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혼자 있는 시간이 산소만큼이나 필요한" 어느 엄마의 『내향 육아』
[리뷰] "혼자 있는 시간이 산소만큼이나 필요한" 어느 엄마의 『내향 육아』
  • 서믿음 기자
  • 승인 2020.04.03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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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내향적인 저자는 생각에 잠기거나 책을 읽고 글쓰기를 즐긴다. 관심의 방향이 밖보다는 안을 향하는 안온한 삶을 추구했는데, 아이가 생기면서부터 모든 감각이 외부(아이)를 향하게 됐다. "혼자 있는 시간이 산소만큼이나 필요한데 그럴 수 없으니 숨이 막"히는 삶과 마주한 저자는 자주 '에너지 푸어'의 처지에 놓였다. 

육아에 있어 내향적 성향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특유의 예민함이 안전망으로 작용하기 때문인데, 저자는 행여 '아이가 젖은 기저귀로 불편하진 않을까' 하는 마음에 아이가 내색하기도 전에 갈아줘, 아이의 엉덩이는 단 한번도 짓무르지 않았다. 물론 저자도 알고 있다. 예민함이 좋기만 한 것도 아니라는 걸. 아이가 의사 표시할 기회를 빼앗는 것일 수 있으니까. 그 예민함은 육아에 대한 많은 고민을 낳았다. 

아이가 다섯 살 되던 해, 육아에 관한 고민으로 전문가를 찾았다. 비용까지 치르고 성사된 만남이었으나, 그는 자신에게서 800만원짜리 전집을 사라는 다소 황당한 처방을 내렸다. "800만원이 아까워요? 왜 그것도 못 해요? 아이는 엄마 하는 만큼 커요!"라는 조언(?)과 함께. 제안은 거절했지만 내향인 엄마는 육아의 '비법'을 찾기 위해 불나방처럼 몸을 내던졌다. 공동육아도 해보고, 문화센터도 등록하고, 육아서에서 몰입도 해봤다. 육아 과로로 서울역 한복판에서 쓰러지기 전까지. 

이런 과정이 아이가 SBS '영재발굴단'에 과학영재로 소개되는 데 도움이 됐을까? 영향이 없지 않았겠지만, 저자는 '가정식 책육아' '자연 육아' '동네 육아' 아날로그 육아'를 이유로 든다. 아침에 한권, 오후에 두권, 자기 전에 세권 읽기를 실천한 이야기, 부엌이 궁금한 아이를 들여 각종 실험을 한 경험, 동네 선풍기 AS센터를 드나들며 명예 직원이 된 사연, 작은 마당에서 사계절 자연을 맞이하는 기쁨 등을 통해 아이의 지식을 넓히고 호기심을 키우는 비결 등을 사례로 제시한다. 

아이가 일곱살이 되도록 가정에서 보육한 내향인 엄마가 육아의 사소한 기쁨을 자분자분 배워나간 기록이 온기를 내품는 책이다. 

『내향 육아』
이연진 지음 | 위즈덤하우스 펴냄│372쪽│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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