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제주 4‧3 사건의 사전적 정의는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해 1948년 4월 3일에 발생한 소요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진압 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이다.
하지만 위와 같은 건조한 뜻풀이로 설명하기엔 사건의 발단과 전개 과정, 사후처리 등이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한국 전쟁 이후 가장 많은 국민들이 살해당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제주 4‧3은 왜 이렇게 우리의 기억 저편에 방치돼 있는 걸까.
저자는 제주 4‧3이 단순히 3만여 명이 죽은 단일한 비극적 사건이 아니라 소중한 한 사람, 한 사람이 희생당한 3만 건의 사건이라고 말한다. 그는 “그 하나하나의 이름을 부르는 마음으로 원고를 끝냈다”고 회고한다.
이어 “일본의 어느 신문에서는 제주 4‧3 사건에 대해 20세기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비극 가운데 전쟁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사람들이 희생당한 사건이라고 했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그 사실을 전혀 모른다는 사실이 매우 큰 충격이라고 했다”며 “그날의 일들을 알리는 것, 그것만으로도 그들은 위로받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책을 썼다”고 말한다.
저자는 큰 역사의 흐름 속에서 제주 4‧3을 조망할 수 있도록 ‘해방에서 분단까지’와 ‘제주 역사’ 코너를 본문과 함께 실었다. 특히 ‘제주 역사’는 그동안 도외시 됐던 제주의 문화와 사회를 이해하는 데 유용하다.
제주 4‧3은 국가 권력에 의해 민간인이 무참히 살해당한 대한민국의 아픈 역사이다. 아픈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그것의 전후 과정을 면밀하게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이 책은 제주 4‧3을 시간순, 주제별로 나눠 청소년 독자들이 보다 이해하기 쉽게 구성됐다. 철저한 고증과 명확한 인과 관계를 통해 제주 4‧3을 추적하고자 하는 저자의 노력이 엿보인다.
『청소년을 위한 제주 4‧3』
고진숙 글│이해정 그림│한겨레출판 펴냄│196쪽│1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