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기석의 시어들을 설명하는 핵심 단어는 아마 ‘운동성’일 것이다. 그의 언어는 고여 있거나 고정된 상태에 머물지 않는다. 움직인다. 끊임없이 움직인다. 그 운동성으로 시대와 인간을 추동한다.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요동치는 언어들은 현실의 시공간을 헤엄친다. 이번 시집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주목할 점은 그의 시어가 무의식, 다차원을 향해가고 있다는 점이다. 규율과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언제나 새로운 가능성을 향해 나아간 함기석의 시어. 시인이 쏘아올린 시는 현실을 찌르고 찢고 부러트리며 존재의 세계를 향해 가는 언어의 몸짓임을 암시한다.
■ 디자인하우스 센텐스
함기석 지음│민음사 펴냄│184쪽│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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