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인북] 화성의 축성과 파괴, 재건의 역사 『세계 문화유산 화성을 지킨 사람들』
[포토인북] 화성의 축성과 파괴, 재건의 역사 『세계 문화유산 화성을 지킨 사람들』
  • 서믿음 기자
  • 승인 2020.03.22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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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세계 문화유산인 화성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복원되고, 유지돼 왔을까? 이 책은 화성이 만들어진 후, 일제 강점기와 6.25전쟁 등을 거치면서 파괴되고 이후 다시 제 모습을 되찾아 세계문화유산으로 인정받기까지의 과정을 그린다. 

임금을 지불하지 않는 관례를 깨고 자신의 개인 금고를 열어 일꾼들에게 임금을 지급한 정조. 추운 겨울에는 방한복과 털모자를 배급하고, 여름에는 '척서단'이란 약을 내렸고, 정약용을 시켜 거중기와 유형거 등 최첨단 공법을 동원해 한명의 사망자 없이 2년 9개월 만에 쌓은 여러 사연이 담긴 화성에 관한 이야기다. 

파괴돼 형체만 겨우 남은 봉돈. [사진=도서출판 현북스]
[사진=도서출판 현북스]

동문은 도망가고
북문은 부서지고
서문은 서 있고
남문은 남아 있네

1960년에 수원 아이들이 불렀던 노래예요. 정말로 1970년대 중반까지 동문인 창룡문은 무너져 흔적도 없었고 북문인 장안문은 폭격으로 한쪽이 날아간 상태였습니다. 성벽도 무너진 곳이 많았고요. 그나마 서문인 화서문과 남문인 팔달문만 간신히 남아 있었지만 역시 온전한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화성은 아주 심각하게 부서지고 훼손된 채 전쟁이 끝난 뒤에도 오랫동안 방치돼 있었습니다. <19~20쪽>

현판조차 사라진 일제 강점기의 화성 장대. [사진=도서출판 현북스]
현판조차 사라진 일제 강점기의 화성 장대. [사진=도서출판 현북스]

팔달산 정상에 있는 화성 장대의 현판도 일제 강점기 초에 없어졌어요, 화성 장대의 현판은 정조가 직접 쓴 글씨여서 의미가 남다른데 어쩌다 사라지게 됐느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일제 강점기 때 찍은 사진에는 화성 장대라는 현판이 보이지 않습니다. 화성 성벽의 돌을 빼다가 일본인의 집 축대로 쌓은 경우도 많았다고 하니 화성 장대 현판도 누군가 일부러 가져갔을 수도 있을 테지요. <30쪽> 

전쟁으로 부서진 장안문. [사진=도서출판 현북스]
전쟁으로 부서진 장안문. [사진=도서출판 현북스]

(한국 전쟁 당시) 화성의 정문인 장안문의 문루 절반이 폭격에 맞아 부서졌습니다. 석축에 홍예문만 남아 한동안 버티고 있었어요. 그런데 전쟁이 끝나고 난 뒤에는 문루 전체가 없어졌고 홍예문도 심하게 부서졌지요. 장안문 벽에는 총탄 자국이 수없이 많았고 주변 성벽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장안문뿐 아닙니다. 창룡문, 봉돈, 동북공심돈 등도 상당히 많은 부분이 부서졌고 성벽도 곳곳이 무너졌어요. 화성 장대도 일제 강점기에 현판은 사라졌지만 건물 자체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었는데 전쟁으로 인해 주춧돌만 남긴채 폭삭 주저않아 버렸지요. <34~35쪽> 

복원 공사 중인 화성. [사진=도서출판 현북스]
복원 공사 중인 화성. [사진=도서출판 현북스]

5.16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는 이승만 정부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문화재 보호법'을 발표했습니다. 1966년에 화령전을 정비하며 직접 '운한각'의 편액을 써서 설치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1960년대는 전쟁이 끝난 지 얼마 안 된 때라 문화재를 복원할 만한 경제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1970년대가 되면서 경제 형편도 조금 나아졌고 남한과 북한의 냉전이 점점 심해지자 정부는 문화재 중에서도 국방 유적지에 대한 복구를 대대적으로 벌이게 됩니다. <40~41쪽>

『화성성역의궤』 [사진=도서출판 현북스]
『화성성역의궤』 [사진=도서출판 현북스]

일제 강점기와 한국 전쟁 기간에 파괴된 화성을 『화성성역의궤』대로 복원했기 때문에 등재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화성축성 전 과정을 기록한 이 책은 세계 기록 유산의 보배 중의 보배라고 할 수 있어요. 그래서 『화성성역의궤』는 다른 조선 왕조 의궤와 더불어 2007년 7월 1일에 세계 기록 유산으로 등재됐답니다. 『화성성역의궤』에는 왕의 명령, 관리들의 답변, 축성 진행 과정 등과 함께 성을 쌓는 데 참여한 기술자와 일꾼들의 이름도 모두 기록돼 있습니다. 이들이 받은 품삯도 적어 놓았고 성곽과 건물을 만드는 데 든 재료의 출처와 이동 경로 등도 아주 세밀하게 기록돼 있지요. <109~110쪽> 

『세계 문화유산 화성을 지킨 사람들』
이창숙 지음 | 현북스 펴냄│140쪽│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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